학부모에게 어버이날 양말 등을 보낸 혐의(기부행위)로 기소된 김병우(58) 충북도교육감의 5차 공판이 20일 열렸다.

하지만 ‘양말을 받았다’는 증인 진술이 나오지 않아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는’ 묘한 기부행위를 두고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관용) 심리로 김 교육감의 기부행위 혐의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재판부 직권으로 채택한 증인 14명의 신문이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법정에 출석한 사람은 고작 2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2013년 어버이날을 앞두고 김 교육감이 상임대표로 활동한 충북교육발전소로부터 편지와 함께 보낸 양말을 받은 학부모로 재판부가 무작위로 선정했다.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재판에서도 양말을 받았다는 증인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

신문과정에서 이들은 하나같이 양말이 동봉된 감사 편지를 받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 A(49)씨는 “자녀들에게 종종 감사 편지를 받지만 당시 교육발전소로부터 편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B(49)씨도 편지를 받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재판부와 검찰 질문에 답했다.

증인들은 검찰이 교육발전소에서 보낸 소포와 여기에 담긴 양말, 감사편지, 교육발전소 홍보 글 등의 증거를 보여주며 이를 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전혀 모른다고 전했다.

지난달 열린 3차 공판에서도 학부모 3명 또한 신문 과정에서 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교육발전소에서 2013년 5월 어버이날을 앞두고 학부모 1천700여명에게 이 같은 소포를 보낸 우편물 발송기록을 증거로 갖고 있다.

교육발전소도 ‘어버이날 감사편지 쓰기 행사’로 편지와 양말을 학부모에게 발송했다고 인정했지만 재판과정에서 이를 받았다는 증인 진술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도 이를 의아해서 변호인 측과 증인 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질문까지 할 정도였다.

결국 준 사람은 있어도 받은 사람은 없는 김 교육감 기부행위 재판은 ‘양말을 받았다’는 증언이 빠진 채 그대로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