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청주대 총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 총장은 최근 측근을 통해 “잠시 쉬면서 건강을 돌보고 싶다”는 말을 전하면서 물러날 시기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개월여 동안 학교 구성원들의 사퇴 압력에서도 사퇴보다는 정상화 후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김 총장이 갑자기 사퇴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교육부 특별감사에 대한 부담감, 설립자의 직계 후손이라는 위치, 건강 악화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들어서면서 청주대학교에 대한 교육부의 특별감사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게 사실이다.

김윤배 총장은 지난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대학 사태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했고, 그 자리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국회의원들에게 청주대 특별감사를 검토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감사가 예고됐었다.

김 총장의 사퇴 발표 이전 교육부 출신의 한 관계자는 “대학이 문제가 있고 없고를 떠나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민원이 들어오면 교육부는 그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청석학원 이사회에서 김 총장의 거취 표명이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교육부의 특별감사에서 청주대나 청석학원의 비위 행위가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감사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대학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된다. 김 총장은 분명 4개월여 대학이 수업거부, 행정업무 마비, 총장실 점거 등 학원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교육부 감사까지 나올 경우 청주대의 경쟁력 추락은 물론 2015년 예정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퇴의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설립자의 직계 후손으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효자로 소문난 김윤배 총장이 범비대위가 부친인 김준철 전 이사장의 동상 철거와 부친의 토지 횡령 혐의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심적 부담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사퇴입장을 밝히면서 “청석학원 설립자인 청암 김원근 선생, 석정 김영근 선생 형제분의 후손으로서 건학정신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엄중한 사명을 한시도 잊어본적이 없다”며 대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건강 악화설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김총장은 서울의 모 병원에서 후두 관련 수술을 받으며 2주간 출근하지 못했다. 올해는 학원 사태를 겪으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로 폐수종 등 건강 이상설이 나오면서 사퇴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배 총장의 사태로 청주대는 4년 간 황신모 신임 총장 체제로 가동된다. 하지만 범비대위가 황 총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해 학원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신모 신임 총장은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대비해 대학 구성원들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지만 범비대위는 총장직에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신모 총장은 학교 구성원간 신뢰회복과 2015년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대비한 대학경쟁력 제고 정책 프로그램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황신모 총장의 첫 과제는 학원 사태 기간 사임한 교무위원의 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학 교수회, 직원노조, 총동문회, 총학생회는 황신모 총장 임명 철회와 교육부 특별감사를 요구할 예정이어서 대학과 범비대위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