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구제역이 충청지역에서 급속도로 번지면서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3단계)로 격상됐다.

18일 충북도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음성군 원남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발등에 염증이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어미 돼지 10여마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음성군은 해당 농장을 중심으로 긴급 방역에 나서는 한편 구제역 의심 증상 돼지의 혈액을 채취해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농장은 120여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고, 농장 반경 500m에는 돼지농장이 없다.

이날 청주시 오창의 한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장은 5개 축사에서 5400여마리의 돼지를 사육중이다.

음성과 청주에서 감염이 확인되면 충북에서는 진천(7곳), 증평(1곳)에 이어 10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지난 3일 진천군 진천읍의 돼지농장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인접지역인 증평과 충남 천안에 이어 발생, 구제역이 확산일로에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위기경보를 격상하고 구제역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증평 돼지 사육농가에서 이달들어 9번째로 양성반응이 확인되는 등 구제역이 확산 조짐을 보임에 따라 위기경보를 높였다고 이날 밝혔다. 위기경보는 관심 → 주의 → 경계 → 심각 등 4단계로 돼 있다.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구제역이 확인된 충북 진천과 청주, 증평, 음성, 충남 천안, 아산, 공주, 경기 안성, 세종 등 9개 시·군서 사육하는 모든 돼지를 대상으로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2차 보강접종을 하기로 했다.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를 중심으로 살처분하되 백신접종 실시 여부와 항체 형성률 등을 고려해 해당 사육농가나 농장 전체로 살처분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농식품부에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전국 시·도(시·군)에 방역대책본부와 상황실을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 축산농가의 집회나 모임도 제한된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이번 구제역은 농장으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원인이 돼 백신 접종이 미흡한 돼지에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외 유입 가능성과 과거 국내발생 바이러스의 변이·재출현 여부 등의 가능성도 열어 놓고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 대해 현행 20%인 살처분보상금 감액 비율을 더 확대하거나 각종 자금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지자체들도 확산일로에 있는 구제역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음성군은 진천과 인접한 대소면에 거점소독소를 운영하면서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방역과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증평군은 구제역 의심 신고 직후 30여마리의 돼지를 매몰한 데 이어 18일에도 300여마리를 살처분했다. 군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이 농장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이다. 증평 종합스포츠센터에 거점 소독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축산 농가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도록 했다.

충주시도 지난 13일부터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