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내 단체장 등 정치인들에 대한 재판이 일제히 시작됐다.

18일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이관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는 윤진식(68) 전 국회의원과 정상혁(73) 보은군수가 첫 번째 재판을 받았다.

윤 전 의원은 6·4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27일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여론조사 기관이 같은 달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기자회견 형식으로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의원 측은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한다"라면서도 "공직선거법 관련 규정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하고 선거 참모의 보고만 듣고 충분히 신뢰할 만한 여론조사라고 믿어 당원 단합대회에서 그 결과를 간단히 언급한 것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윤 전 의원은 선거 경험이 많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선거법 관련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묻자 "올해 초 신설된 조항이어서 선거 참모들도 미처 말해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윤 전 의원에 대한 다음 재판은 2015년 1월 8일 오전 10시20분 열린다.

정 군수는 자신의 출판기념회 초청장에 본인의 업적과 포부 등 선거운동 성격의 내용을 담아 4천900여명의 주민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4월 지역주민 10명에게 부조금 등으로 90만원을 기부한 혐의와 출판기념회 초청장 발송 과정에서 보은군이 업무상 관리하는 다수의 군민 정보를 사용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적용됐다.

그러나 정 군수 측은 "수사기록이 방대해 아직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라며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공소사실 중 일부는 사실과 달라 자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 후 의견을 개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 군수에 대한 재판은 오는 24일 오후 1시 10분에 다시 열린다.

앞서 김병우(57) 충북도교육감과 유영훈(59) 진천군수, 이근규(56) 제천시장에 대한 첫 공판도 열렸다.

가장 먼저 기부행위 등 혐의(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위반)로 추가기소된 김 교육감에 대한 재판은 지난 4일 시작돼 16일까지 3차례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해 김 교육감이 선거 전 대표로 있던 충북교육발전소가 어버이날 행사를 하면서 학생들이 쓴 편지를 양말과 동봉해 학부모에게 보낸 것은 기부행위이며, 추석 때 본인 이름으로 회원들에게 편지를 발송해 지지를 호소한 것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주장해왔다.

김 교육감 측은 "관여한 바 없고, 선거와도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9시30분 열리며, 재판부가 직권으로 소환한 증인신문은 2015년 1월 20일 이어진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유 군수는 지난 15일 열린 첫 번째 심리에서 "진실이거나 진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6·4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방송국 TV토론회에 출연해 '김종필(새누리당) 전 후보가 도의원 시절 진천군 도로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거나 '김종필 전 후보가 사채업을 운영했다'라는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유 군수를 기소했다.

다음 공판은 2015년 1월 13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선거 전인 지난 5월 19일 제천시청 각 실과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이 시장도 지난 12일 첫 재판을 받고서 오는 24일 오후 3시 두 번째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범과 공범에 관한 1심 판결의 선고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첫 선고는 늦어도 내년 5∼6월께 이뤄지게 된다.

2심과 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하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