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음을 이슈화 해 아들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한(恨)’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지난해 1월 1일 오전 7시40분께 충북 청주시 낙가산 인근에서는 ‘2011년 9월 필리핀에서 납치된 아들의 생사만이라도 알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정부와 경찰 등을 찾아다니며 눈물로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홍모씨의 아들 홍석동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필리핀 여행 중 살해된 홍석동씨의 시신이 사건발생 3년 만에 발견돼 가족에게 돌아오게 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필리핀 경찰청 납치사건전담반과 함께 마닐라 외곽의 한 주택에서 홍석동씨와 김모(실종 당시 50세)씨의 시신을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2011년 9월 필리핀에 여행 중 실종된 청주 출신인 홍씨는 경찰 수사결과 2008년 안양 환전소 여종업원 강도살인사건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최세용(48) 등 강도단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세용 등은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해외여행 중인 한국인을 납치한 뒤 국내에 있는 가족들을 협박하는 수법 등으로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다 2012년 태국서 체포됐다.

경찰은 태국으로부터 이들을 인도받아 수사를 벌여 지난해 10월 홍씨 등을 상해 암매장 했다는 자백을 받고 시신 발굴에 나섰다.

홍씨 등이 발견된 곳은 범인들이 임시 거처했던 인근으로 시신을 암매장한 뒤 새로 집을 지어 범행을 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의 가족들은 청주에서 장례를 치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