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지난해 추석 때 보낸 인사 편지의 행방에 따라 사전선거운동 혐의의 유·무죄가 가려질 전망이다.

16일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김 교육감의 3차 공판이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관용)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이 중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놓고 지난해 9월 추석을 맞아 도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 편지를 당시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였던 김 교육감의 이름으로 발전소 회원 519명에게 발송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편지 발송과 관련한 교육발전소 사무처 회의 때도 김 교육감이 상임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행사 전반에 관여했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문제는 검찰이 주장하는 이 편지를 받았던 519명 중 이를 기억하거나 보관하는 회원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교육발전소 직원의 개인 컴퓨터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 편지는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실제 편지가 아닌 파일 형태다.

검찰은 김 교육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발전소 직원 컴퓨터에 이 파일 남아 있는 점으로 미뤄 이를 그대로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교육감 측에서는 이 파일이 문제의 소지가 있어 발송하지 않고, 대신 의례적인 추석 인사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편지를 보낸 사실은 맞지만, 검찰에서 증거로 제시한 추석 감사편지 내용은 사무국장 컴퓨터에 있는 내용으로 해당 직원이 작성한 후 문제의 소지가 있어 실제 발송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넉넉하고 그득한 가윗날 되소서 김병우 드림’의 발전소 카페에 게시했던 당시 편지 내용을 반박자료로 제출했다.

하지만 이 내용 또한 변호인 측 주장을 입증할만한 실제 편지가 아니라는 게 문제다.

편지를 발송할 당시 만든 편지가 아닌 카페 게시글로 현재 이 같은 내용의 실제 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 내용은 실제 작성·출력한 게 아니라 편지 발송 이후에 카페에 중복 게시한 글로 이를 출력한 자료다. 편지를 보낼 당시에 작성한 편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해당 편지의 실제 발송여부에 따라 김 교육감의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입증되거나 벗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