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우 정치부장

재경 충북 출향 인사들로 구성된 충북협회가 두동강 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는 충북협회를 대체할 새로운 재경 충북인들의 모임인 ‘충북도민회’가 지난 8일 공식 출범했기 때문이다.

충북도민회는 이날 오후 7시 소공동 롯데호텔서 충북인의 밤 행사를 열고 충북 오창 출신의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을 충북도민회장으로 공식 추대했다. 충북인의 밤 행사에는 전 장관 출신 원로그룹과 이시종 충북지사와 시장,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 충북 출신 각계 인사 700여명이 참석해 충북인의 화합을 다졌다.

충북협회는 1946년 재경 충북인을 지원하고 고향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다. 이필우 회장이 맡기 전만해도 도지사와 시장·군수와 군민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매년 서울서 신년교례회와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등 도민 화합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충북협회는 임광수 전 충북협회 회장이 7차례에 걸쳐 21년동안 회장을 연임해오다가 청주·청원군민회 측의 반발로 ‘불명예’ 퇴진했다. 이어 이필우 회장(85)이 충북협회 바톤을 이어받았으나 10년째 내분과 법적다툼 등으로 ‘식물협회’(?) 를 노욕(老慾)으로 이끌어오고 있다.

충북협회 ‘내홍’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난 2012년 3월 대의원회의 ‘이필우회장 3선 연임’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3월 "정관을 위반한 대의원회의의 회장 선출 결의는 무효"라며 항소심 판결을 확정짓자 이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비대위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자신의 자격박탈로 생긴 협회장 잔여 임기를 스스로 채우겠다며 보궐선거에 단독 출마해 지난 4월 대의원 회의에서 4선 연임을 했다. 재도전에 따른 협회 발전의 청사진이나 이렇다 할 명분도 없이 4선을 한 것이다. ‘그들만의 잔치’로 다시 뽑았다.

반면 충남 대전 출향 인사들의 모임인 충청향우회는 다르다. 1986년에 창립된 충청향우회는 지난 2004년 2월 통합단체로 새 출발을 했다. 앞서 충청출신 고위공직자 출신들로 구성된 충우회가 1982년도에 결성됐으며, 2000년에는 충청리더스클럽이 조직되는 등 단체가 난립과 분열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2003년 유근창 충우회 회장 등과 통합에 합의, 시·군·구 단위 150여 곳에 지역향우회가 결성돼 있고,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몽골, 동남아 등의 주요도시에 해외향우회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장학금 10억 원을 기부 출연하면서 재단법인 충청장학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이어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2억 원, 빙그레 김호연 회장이 1억 원을 기부했고, 충남지사 5억 원, 충북지사 3억 원, 대전광역시장이 3억 원을 출연해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충청출신 향우자녀 중 중고교 재학생 400여명과 대학생 3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협회장 자리 고집은 노욕(老慾)이 지나쳐 노추(老醜)다.

이필우 회장은 2008년 6월 시·군민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 회장에 나서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한 후 언론 등에 공개를 했지만 다시 회장을 연임하는 등 장기집권(?)을 해오고 있다. 그는 2008년 연말에 정우택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충북도인재양성재단’에 2억원을 출연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2억원씩 2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약속을 이행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돈 자랑만 했지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도 않았다. 나아가 협회를 아집과 독선으로 이끈 게 화근이 됐다

이제 이필우 회장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공인으로서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인 식언(食言)을 해서는 안 될 일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행이 일치되지 않은 고향 어르신의 부적절한 처신이 후배 앞길을 가로막음은 물론 지역 발전과 화합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이 회장은 고향 발전과 자신, 그리고 후진을 위해서도 물러나야 한다. 협회장 자리 고집은 노욕(老慾)이 지나쳐 노추(老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