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제임스 딘, 살바도르 달리, 반기문 유엔총장 등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를 통해 모호함을 드러낸 작품이 전시된다.

신미술관은 김경섭 작가의 ‘FAKE FACE’展을 25일부터 12월 6일까지 신미술관 본관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자신만의 화법을 구사하는 김 작가는 배우, 가수, 화가, 정치인 등 유명인사의 얼굴을 희미하게 그림으로써 불확실한 모호함을 보여준다.

두 개의 화면이 겹쳐 있는 듯하고, 오래된 그림처럼 선명하지 않은 초상화는 인물들의 표정이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없다. 실존과 허상의 모호한 경계를 통해 작가는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들의 얼굴에선 덧씌워진 이미지로 인해 진짜의 모습과 거짓된 모습이 혼재되어 비친다. 작가는 이러한 인물들을 뿌옇게 그려넣음으로써 비현실적 존재성을 보여준다.

김지혜 미술평론가는 “모든 영웅들의 내밀한 사적 일상이 은폐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들의 진정한 삶이나 얼굴을 알지 못한다”며 “김경섭은 이처럼 더는 개인으로서의 일상을 존중받지 못하는 무수한 유명인의 얼굴을 흐릿하게 담아내는 작가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제시될 몇 점의 인물화는 그간 붓 터치가 거의 드러나지 않던 매끈한 평면에 두터운 마티에르와 표현주의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채를 장착했다”면서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존재성을 발현하는 인간의 면모를 드러내고, 왜곡을 통해 은폐되어 있던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김경섭 작가는 서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중앙대학교 대학원 서양화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불친절한 그림’(학고재아트센터 서울)를 시작으로 이번이 6번째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