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도의원 대부분이 겸직 현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지방의회 의원의 겸직금지 실효성 확보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법률이 지난해 10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는데도 불구하고 신고 내역이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각 의원들이 의장에게 겸직 사실만 신고하고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일반에게 공개하도록 제도화 된다.

충북도의회와 의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35명의 도의원 중 김형근 의장을 포함한 12명만 9대 의회 개원 직후인 2010년 8월 겸직 신고를 했다.

하지만 나머지 의원 중에서도 보수 수령 유무를 떠나 겸직한 사실이 있으면서 이를 의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의원들이 임기 2년(2011.7.1∼2013.6.30)의 제15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됐지만 이를 의장에게 신고하고 사무처에 등록시킨 의원은 없다.

충북도내 12개 각 시 ·군 평통자문회의에서 위촉된 자문위원은 ▲청주시 김영주·박종성·이광희·최미애·김양희·정지숙 의원과 박상필·장병학 교육의원 등 8명이다.

또 ▲충주시 김동환·윤성옥·심기보 ▲제천시 강현삼·권기수 의원과 김응천 교육의원 ▲청원군 박문희·김도경 ▲보은군 유완백 ▲옥천군 김재종·황규철 ▲진천군 김종필·이수완 ▲괴산군 정헌 ▲음성군 최병윤·이광진 ▲단양군 김희수 의원 등이다.

영동군과 증평군 의원들은 본인들이 자문위원 위촉을 고사했다고 평통 관계자가 전했다.

게다가 강현삼 의원(제천 2)은 성모유치원 운영위원장직을, 임헌경 의원(청주 7)은 흥덕연합자율방범대 자문위원과 대한적십자사 복대동 봉사회 감사직을, 장병학 교육의원(교육 4)은 ‘아이낳기 좋은세상 충북운동본부’ 위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 충북문인협회 감사, 검찰청 범죄예방위원회 위원, 충북문화포럼 자문위원, 아름다운학교충북교육운동본부 공동대표, 행복한 충북교육박람회 조직위원회 상임대표 등 최다 겸직을 하면서도 신고하지 않았다.

특히 정지숙 의원(한 · 비례)은 도가 연간 4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주는 ‘충북도지정예술단’ 운영자문위원직을 겸직하지만 이를 미신고 했다.

반면 겸직을 신고한 김형근 의원(청주 2)은 충북청주경실련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 청주소망원과 충북농아인협회 운영위원 등을 무보수로 겸직했다.

또한 노광기 의원(민 ·비례)은 전국어린이연합회 회장직을 무보수로 겸직했으며 최병윤 의원(음성 1)은 충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제14기 평통자문위원·청주지검 충주지청 범방위원 등을 무보수로, (주)석진산업에선 보수를 받는다고 신고했다.

김양희 의원(한 ·비례)은 충북정론회 여성청소년분과위원장을 무보수로, 박종성 의원(청주 8)은 청주시 4-H본부 회장을 무보수로, 황규철 의원(옥천 2)은 옥천군 생활체육협의회 회장과 청주지검 영동지청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상담위원장을 무보수로 맡았다고 신고했다.

김종필 의원(진천 1)은 브니엘환경(주) 대표이사를 유급으로, 바이더웨이 대표·한나라당 충북도당 정책개발위원·진천군 노인자문위원·진천군 재향군인회 부회장 등을 무보수로 맡았다고 신고했다.

박문희 의원(청원 1)은 박문희 공영개발 장묘 회장을 유급으로, 김재종 의원(옥천 1)은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장과 옥천군장학회 이사 및 명가 대표 등을 무보수로, 이광진 의원(음성 2)은 금왕읍체육회장을 무보수로, 임헌경 의원(청주 7)은 세무사로 유급이며 장병학 의원(교육 4)은 청주문인협회장을 무보수로 맡고 있다.

이와 관련,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에 관한 법률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의원들의 겸직 현황 신고 및 등록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등록된 겸직현황 내용도 허술하다”며 “조례를 제정하고 각 지자체의 행정을 감시해야 하는 광역의원들과 의회가 오히려 법과 절차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