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충북 청주 재개발 구역 일부 주민들이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청주시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조치를 규탄하고 있다.

청주시 도시계획 조례 제정안을 두고 주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성 강화를 위한 용적률 완화는 재개발 사업 반대측 주민의 반발을, 옛 청원지역 토지 개발행위 규제 강화 등은 청원지역 주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청주 재개발 재건축 지역 주민생존권 대책위원회는 5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주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이 주민들의 분열·시기를 불러오고 결국 주민들을 집에서 몰아내고 있는 형국”이라며 “주민갈등을 불러오고, 사업성 낮은 지구에 대해서는 사업을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용적률 완화는 재개발사업 주체의 사업성만 높일 뿐 공간 고밀화로 거주 환경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임대 주택 비율을 줄이면 원주민의 입주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서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재개발 재건축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며, 청주 도심에 삭막한 아파트 숲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시는 실거주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오는 10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청원 청주미래상생연합도 이날 일간신문에 넣어 배포한 인쇄물을 통해 도시계획조례 제정안 수정을 촉구했다.

옛 청원지역 민간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옛 청원에 비해 개발 규제를 강화한 것은 옛 청원 지역 주민 재산권 침해”라며 “종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토지분할을 최소 1천650㎡(500평)으로 제한하면 돈이 필요해 땅을 팔고 싶어도 잘라 팔 수 없게 되고, 개발행위 허용 경사도 강화 조치로 개발비용이 늘고 개발행위 허가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전녹지 내 단독주택 건축 규제 역시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땅을 다시 그린벨트 수준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땅값이 하락하는 등 재산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시는 지난달 17일 입법예고한 도시계획조례 제정안을 통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기존 230% 이하에서 250%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청주 도시정비예정구역은 아파트 등 건축물을 더 지을 수 있어 재개발 재건축 사업 여건이 좋아진다. 시는 조례가 제정되는 대로 도시정비구역 주차대수 비율과 임대주택 비율도 조정할 방침이다.

옛 청주시는 15도 미만, 청원군은 20도 미만으로 규정했던 토지형질 변경 허가 기준도 15도로 단일화했다. 다만 옛 청원지역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도까지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강했던 것을 일부 완화한 것”이라며 “다른 지역보다 규제가 강하면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사업 활성화 유도 조치”라고 설명했다.

옛 청원지역 개발행위 규제 논란에 대해서는 “개발행위 허용 경사도, 최소 토지분할 면적, 보전녹지지역 건축행위 규제 등 3가지 규정 중 주민 의견을 수용해 일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옛 청주시 도시계획조례와 옛 청원군 도시계획조례를 폐지하고 제정한 이 조례 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은 6일까지다.

이날 현재까지 접수된 20여 건의 주민 의견 대부분은 옛 청원 지역에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도시계획조례 제정안은 내달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