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이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상대로 낸 대중골프장 투자비 청구 항소심에서 패소해 15억원 가까운 혈세를 되돌려 받기 어렵게 됐다.

군은 이 공단에 가지급한 투자비를 되돌려 받으려고 서울 고등법원에 낸 항소가 기각됐다고 4일 밝혔다.

이에 군은 이미 지급한 14억 4500만원은 고사하고 소송에 든 변호사 비용까지 추가로 물게될 가능성이 커졌다. 군은 2008년 12월 황간면 우매리 47만여㎡에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을 조성키로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협약했다.

그러나 예정 부지에 대해 금강유역환경청은 '부적합' 의견을 냈고, 두 기관은 1㎞가량 떨어진 다른 곳으로 위치를 바꿔 토지확보를 시도했다.

새 부지는 애초와 달리 사유지가 많았고, 협의매수가 지연되면서 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기다리다 못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2년 영동군에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환경영향평가와 도시계획시설변경 용역 등에 든 투자비를 돌려달라고 소송했다.

지난 2월 서울지법 동부지원은 영동군에 투자비 전액을 지급하라고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1심 판결 뒤 군은 공단 측에 청구금(1억 6300만원)과 이자(2억 8200만원)를 합친 14억 4500만원을 가지급했다. 그러면서 "사업무산의 책임을 전적으로 떠맡을 수는 없다"고 항소도 했다.

군 관계자는 "하루 57만원씩 누적되는 이자 부담이 컸고, 항소를 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 청구금을 가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가 어떻든지 영동군은 투자금을 지급한 뒤 패소 가능성이 높은 소송을 무리하게 진행해 추가적인 예산낭비를 불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두 차례 소송에 들어간 양측의 변호사 비용은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무산의 책임을 놓고 영동군은 "후보지가 바뀌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인허가를 맡는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단 측은 "영동군이 협약서에 명시한 부지 제공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만큼 두말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영동군 법무 담당자는 "재판 결과 예측을 떠나서 투자비가 적지 않은 만큼 항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변호사와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