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34회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한 충북선수단이 단단히 뿔이 났다.

충북도 등 도내 자치단체는 물론 교육기관까지 엘리트체육과 동등한 대우는 고사하고 장애인체육을 되레 홀대하고 있는 까닭이다.

4일 개막한 전국장애인체전(장애학생 포함)에서 충북선수단은 사전경기까지 합쳐 금메달 28개, 은메달 30개, 동메달 23개 등 총 81개의 메달을 따내며 전국 종합 6위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대회 첫날부터 3관왕이 배출되는 등 선수단의 활약은 돋보이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은 수준 이하다.

충북도를 비롯해 도교육청 등 지자체의 관심이 뚝 떨어지면서 선수단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자체 등이 엘리트 체육에 보인 사랑과 관심의 정도가 장애인 체육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탓에 상대적 박탈감까지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장애인 차별’에 가깝게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3일 제주에서 막을 내린 전국체전만 봐도 체육회 관계자들이 기관장들을 영접하느라 비지땀을 흘릴 정도였다.

바꿔 말하면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을 감수하며 제주를 찾은 인사들이 꽤 많았다는 얘기다.

충북도에서는 이시종 지사와 정정순 행정부지사, 각 실·과장이 격차를 두고 선수단을 찾았고 김병우 도교육감과 참모진, 일선 학교장들도 경기장 곳곳에 얼굴을 비쳤다.

하지만 인천 장애인체전에는 설문식 정무부지사와 도교육청 박종칠 행정관리국장만 선수 격려에 나섰다.

장애학생체전도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김병우 교육감을 향한 선수단의 곱지 않은 시선은 더욱 선명하다.

김 교육감은 장애인체전 개회식이 열리는 이날 본청 업무보고만 있을 뿐 대외적 행사가 없었다.

전임 교육감들이 장애인 체육에 쏟던 열정과 관심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학생부는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학생부는 사전경기 포함 이날 현재까지 금메달 21개와 은메달 25개, 동메달 17개를 수확했다.

장애인 체육계의 한 인사는 “장애학생체전에 출전한 학생들이 충북의 명예를 걸고 추위와 싸우며 경쟁하고 있다”며 “교육감의 격려가 이들에게 얼마나 큰 선물이 되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