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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질 테다류경희 편집국장
류경희 기자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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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10  17: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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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가사상태다. 중앙선관위 디도스 파문으로 혼 줄이 나간 상태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터져버렸다. 게다가 더 이상 근처에서 어른거리다간 모진 놈 옆에 있다 벼락 맞는 변을 당할까싶어 눈치껏 발을 빼려는 재창당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으니, 그렇지 않아도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에 야속하게 눈까지 덮인 격이 됐다.

집안이 어수선해지자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친이계 인사들은 최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정몽준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작정하고 등을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올만한 상황이다.

이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출판기념회장에 참석치 않고 축전만 보냈다. "출판기념회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의례적인 인사말 뒤에 "약속한 일들을 잘 이뤄내길 바란다"라는 당부를 붙였는데, 비틀린 마음으로 들여다봐서 인지, 약속이란 단어에 시선이 자꾸 걸린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약속은 무너지고 소통은 사라졌다. 그 빈자리를 배신, 변절, 투항이 차지하고 있다"며 못마땅한 심기를 들어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당부에 대놓고‘비뚤어질 테다’ 시위 하는 듯한 발언이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축사가 특히 의미심장하다. 그는 지초북행(至楚北行)이란 고사를 인용했다. “마음은 초나라에 있는데 자꾸 북쪽으로 간다는 뜻”이라며 "정몽준 전 의원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지초북행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믿고 존경했다"고 했다. 기자들이 땡벌 떼 같이 달려들어 지초북행의 주체를 추궁하자 이 전 특임장관은 교사 시절의 습관이 아직 남아있음인지 “해석은 여러분들의 몫”이라는 숙제를 남기고 행사장을 떠났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했는데

아리송한 고사성어 숙제를 풀기위해 한나라당내에선 당장 스터디그룹들이 결성된 모양이다. ‘정치인들의 언행 불일치를 꼬집는 일반적인 발언이다, 고승덕 의원의 `전대 돈봉투' 폭로 배경에 대한 언급이다. 쇄신을 명분으로 친이를 배제하려는 박위원장에 대한 비판이다’ 등등의 고만고만한 답들이 나오고 있다.

위(魏)나라 혜왕이 조(趙)나라 수도 한단을 공격하려고 할 때다. ‘계릉’이라는 자가 이 소식을 듣고 왕을 찾아왔다.

“신이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태행산(太行山)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는 북쪽을 향해 달려가면서 ‘나는 초(楚)나라로 갑니다.’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초나라로 간다고 하면서 어찌하여 북쪽 방향으로 갑니까’ 라며 간곡히 말렸으나 ‘나의 말(馬)은 좋은 말이다, 말이 훌륭해서 말이 가자는 대로 가면 된다’고 우기며 기어이 초나라의 반대방향으로 내달았습니다”라 고(告)했다.

혜왕이 군사를 일으켜 영토를 확장시키고 명성을 떨치려 하고 있으나, 왕이 움직일수록 제후들과 백성들의 신뢰에서는 멀어질 것이라는 진언이었다. 서둘러 오느라 땀과 먼지에 범벅이 된 채 왕을 알현한 계릉의 비유에서 '지초북행(至楚北行·초나라에 이르려고 하면서 엉뚱한 방향인 북쪽으로 간다)'이 나왔다.

그런데, 지초북행을 받은 홍준표 전 대표의 발언이 진정 가관이다. 그는 돈봉투 파문을 둘러싼 당내혼란에 대해 "이 상태로 가면 수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혼란이 와야 한다"면서 대란대치'(大亂大治)하자고 했다.

작은 싸움은 큰 깽판으로 뒤엎어야 한다는 어이상실 병법이다. 그러나 싸움판 구경은 이젠 신물이 난다. 이제 그만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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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한나라당 정말 문제네요.
(2012-01-12 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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