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주대 대학본부

국립 한국교통대학교로 오는 3월 개교하는 충주대가 청주과학대학과의 국립대학 간 통합 과정에서 교육과학기술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와 체결한 ‘유사학과 통폐합 이행 협약’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대학 구조개혁과 중복 유사학과 통·폐합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현 총장 체제에서 통폐합은 커녕 2006년 통합 때 보다 학과를 대폭 늘려 '개혁과 변화' 지향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립 충주대 구성원과 ‘통합 백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월 1일 청주과학대학과 통합한 충주대는 당시 4개 단과대학, 2개 특수대학원, 8개 학부, 17개 학과, 22개 전공으로 학사 조직 개편안을 제출했다.

이는 교과부가 추진하는 대학 구조 개혁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점진적으로는 중복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기 위한 전 단계 조치로 대학발전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충주대는 당초 통합 1∼3년차 내 유사학과를 통폐합시킬 계획이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관련 학과 교수들의 반발이 심해 무위에 그쳤다.

충주대 한 교수는 “180억에 달하는 통합 추진 지원 예산을 받았으면 유사학과를 통폐합 시키고 구조개혁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전임 총장 땐 교수들 눈치만 보다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대학 한 직원은 “밥그릇 싸움에 연연하며 철밥통으로 인식돼 온 교수 자리를 내놓기 싫어 구조 개혁에 정면 도전하는 일부 교수들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분개했다.

이후 2009년 출범한 현 총장 체제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펼쳐 ‘개혁과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 총장도 취임 초에는 유사학과 통폐합을 의욕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학내 개혁 저항세력의 반발에 부딪쳐 시도조차 못했다.

오히려 2011년도에는 45개 학과 4전공으로 대폭 늘려 국립대학 간 통합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
이 때문에 교과부는 지난해 9월 25일 충주대와 한국철도대학 간 통합을  승인해 줄 때 전제 조건으로 유사학과 통폐합을 강력 요구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특히 총장 선출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교수들에게 보직을 남발하다보니 학내 구조개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불만이다.

교수평의회회 한 교수는 “대학 내 구조 개혁을 주도하겠다고 해서 적극 지지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초심을 잃고 보직 나누기에만 골몰해 실망스럽고,  유사학과 통합은 안중에도 없는 것같다”고 비난했다.

다른 한 직원은 “학내 개혁 주도세력이 엄연히 존재하면서도 유명무실화된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국내 유일의 특성화 대학 출범을 앞두고 양심적인 구성원들의 의사 표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대학 개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