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농업경영인연합회가 통합을 결정하면서 ‘문화원’을 제외한 옛 시군 민간사회단체가 모두 통합을 이뤘다. 청주시의 강력한 페널티 경고에도 두 문화원의 통합입장은 엇박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8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청원 농업경영인연합회는 지난 27일 사직동 농업경영인회관에서 홍성규 청원군 회장과 박종태 청주시 회장 등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 협약식을 열었다.

초대 통합회장은 옛 청원군에서 맡고, 차기 회장은 옛 청주시 출신 중에서 선정키로 했다.

통합 연합회는 조만간 9명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정관 개정 등 세부적인 사항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번 농업경영인연합회 통합 결정으로 옛 시군에서 보조금을 받던 청주시 45개 중복 단체 가운데 아직 통합하지 않은 단체는 청주·청원 문화원만 남았다.

하지만 두 단체는 통합에 정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전 두 단체는 도·농 문화적 차이와 지방문화원진흥법을 내세우며 독자운영을 고집했지만, 청주문화원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통합 안건을 만장일치 가결하는 등 통합논의를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반면 청원문화원의 경우 통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화원 조직 자체가 지역 문화 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행정구역 통합이 문화원 통합으로 연결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원문화원 관계자는 “통합 자치단체 가운데 문화원이 하나로 합쳐진 사례가 없었다”며 “통합 이유도 없고, 회비를 내고 회원들이 운영하는 단체에 대해 청주시가 통합을 강요할 사안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심과 농촌의 정서가 다르고, 인구규모가 커지면서 문화원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2개의 문화원이 따로 존재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청주시가 미통합단체에 대한 운영비 지급 중단 등 강력한 페널티를 줄 예정인 상황에서 이들 단체의 통합이 지연될 경우 당장 내년부터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기존 후원과 의전 지원 등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상사용하고 있는 사무실도 비워야 할 처지다.

시는 현재 편성 중인 2015년 예산안에 문화원 통합을 가정한 1개 문화원 운영비만 예산안에 반영키로 했다. ‘통합’ 문화원을 위한 운영비 지원예산을 만들되 실제 통합 의결 때까지 운영비 등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옛 양 시군은 청주·청원 문화원에 사무국장 인건비와 운영비로 각각 연 5700만원과 4800만원을 자체 예산으로 지원해 왔다. 또 사회단체보조금 등으로 청주문화원이 연 5억5000만원을, 청원문화원은 연 3억원을 각각 받았다. 두 문화원은 이 보조금으로 각종 문화행사 등 사업을 벌였다.

시 관계자는 “민간사회단체가 하나로 뭉쳐야 옛 시군의 화학적 융합 등 통합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시가 통합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보조금 지원 중단·무상사용 공유재산 불허 등 강력한 페널티를 통해 자율통합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