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서식지’로 유명한 청주 구룡산 일원 개발을 둘러싼 환경단체와 개발 주체 간 갈등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결론적으로 전원주택 건립 규모를 최소화하고, 환경 보호는 강화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갈등 조정과 타협의 산물로 보인다.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와 개발 주체인 R사는 청주시의 중재에 따라 종전의 입장에서 한발씩 양보, 타협점을 찾고 사업 방향에 대해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합의 내용은 전원주택 축소(12채→8채), 1필지를 대책위가 트러스트(자발적인 모금 등을 통해 자연과 문화 자산을 보전·관리하는 환경운동)로 매입, 인근에 양서류 이동통로를 위한 완충녹지 확보, 구룡산 생태공원화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 녹지지역 보전 가이드라인 설정 등이다.

시민대책위는 두꺼비 등 양서류가 서식하기에 좋은 곳은 개발하지 않고 시가 사들여 보존하는 조건으로 갈등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중재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간 정식 협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시가 중재해 도출된 구두 합의로 개발 면적은 애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게 됐다.

시는 시민대책위가 제시한 사유지에 ‘구룡산 도시생태계 서식지 구축사업’을 벌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 시정조정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유재산 취득 심의안을 최근 처리했다.

시는 전체 예산 30억원 중 공사비 10억원은 국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서식지 구축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R사도 문화재 시·발굴 조사 등 전원주택 조성을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시가 ‘보증’하는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아직 3자가 모인 적은 없다”며 “공식적인 협약서를 작성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R사는 2012년부터 토지주 동의를 얻어 청주지법 뒤 구룡산 내 자연녹지지역에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두꺼비 서식지의 핵심 보전 축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며 반발해 왔다.

시는 사유재산권 행사와 환경 보전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자 갈등조정위를 구성, 상생 방안을 모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