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花郞). 신라시대 귀족의 자제 가운데 행실이 좋은 자를 뽑아 곱게 화장시켜 심신을 단련시킨 제도가 아닌가. 15~6세 사이에서 선발했다니 지금 중고생의 나이다. 낭도들이 무리를 지어 명산대천을 돌며 무술을 수련하는 것을 주업으로 삼았다. 하나의 화랑이 약 2백명의 낭도를 통솔했다고 한다.

유가의 대종서인 논어 맹자 사서삼경을 공부했으며 충효를 가장 으뜸의 덕목으로 삼았다. 세속오계라는 수칙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화랑의 시초는 삼국유사에 보면 진지왕대 미시랑(未尸郞)이다. 그가 웅포(熊浦)라는 곳에서 살았는데 미륵의 출현을 고대했던 흥륜사의 진자(眞慈)스님에 의해 발견 된다. 웅포는 경상남도 마산지역이니 그는 본래 가야 소년이었을 것이다.

미시랑은 용모가 아름답고 그 행동이 범상치 않은 소년 무사였던 것 같다. 미륵을 닮은 준수한 얼굴과 행동을 보였으므로 스님의 눈에 띈 것이 아닐까.

미륵보살은 석가의 태자시절 모습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능력을 가진 미래불(未來佛)이다. 삼국 간 전쟁으로 수많은 가족들을 잃은 신라 사람들은 비극을 없애줄 전능한 미륵의 출현을 고대했다. 그래서 화랑을 미륵의 화신으로 생각했다.

화랑 김흠운은 왕족이었다. 흠운은 영동 양산성(陽山城)에서 백제군과 싸우다 전사한다. 부하 군사들이 도망하여 목숨을 구하자고 간청했으나 물러서지 않고 싸우다 장렬하게 죽은 것이다. 신라 사람들이 화랑의 죽음을 애도하여 부른 노래가 바로 양산가(陽山歌)다.

신라는 화랑제도를 발전시켜 삼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했다. 이들은 매번 전쟁의 선봉에서 무용을 발휘한다. 전쟁에 나가면 임전무퇴의 군인 정신을 발휘하였고 관창처럼 죽음을 두렵지 않게 생각했다.

화랑집단은 집단교육을 통해 학문과 호연지기를 배웠다. 전쟁에 나가서는 사자 같이 용맹했고 항상 정의로웠으며 약자 편에 섰다.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쌀을 갹출하여 돕기도 했다.

오늘날 일선 교육 현장에도 화랑의 덕목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필요 하지 않을까. 화랑은 전쟁에 나가 죽음만을 강요했던 무사 양성 제도는 아니었다. 아름다운 기상이 있었고 휴머니티가 있었다. 희생과 협동정신이 있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정한 국가 인재 양성의 시스템 였던 것이다.

최근 학교 안 폭력이 약한 어린 생명들의 목숨을 앗아 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학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스승들은 뒷짐 지고 사회는 방관자가 되고 있다. 무능한 정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이 탁상에서 대책만 만드느라 허둥댄다.

학생폭력은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가정, 학교,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진정한 사랑의 매를 대야 한다. 교육당국은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과감히 탈피,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고 학교는 폭력추방 마스터플랜을 실행해야 한다. 정부는 청소년의 정신을 좀먹고 잔인하게 만드는 위해 요소를 과감히 추방시켜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화랑을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