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권주자들이 9일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을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자신이야말로 여권과 맞설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민주통합당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명암타워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돈봉투 제공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각 후보 측 대리인이 사전 추첨한 순서에 따라 첫 연설대에 오른 기호 8번 박지원 후보는 "박 의장은 하루 속히 귀국, 국민에게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고 기호 4번 이강래 후보는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 때 ‘세풍(稅風) 사건', 2002년 대선 때 ’차떼기 사건'을 일으킨 차떼기 정당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며 당 해산을 요구했다.

기호 7번 문성근 후보는 "민주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면 국정조사권과 특검을 도입, 한나라당 정권의 적폐를 갈아엎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호 6번 박영선 후보도 "이대로 뒀다간 대한민국이 썩는다.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기호 5번 박용진 후보는 "한나라당은 선관위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생각 하지 말고 총선에 후보를 출마시켜서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뒤이어 연설대에 오른 기호 1번 한명숙 후보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입법부 수장이 연관된 것으로 밝혀지면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기호 9번 김부겸 의원은 "돈봉투를 돌릴 만큼 세상을 얍삽하게 볼 거면 당장 집에 돌아가라고 이야기하자"고 강조했다.

후보들은 현 정권과 한나라당의 지역 관련 정책 등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후보는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위해 차기 대통령은 형님 없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며 “현 정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형님벨트'로 만들려 했고 충청도에 조성하기로 약속했던 세종시를 무력화하려 했다. 대한민국을 바로잡으려면 형님이 없는 후보가 차기 대선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을 확산하는 한나라당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존재"라며 "박근혜 대세론을 뿌리부터 격파하지 않으면 대선 승리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충주가 고향인 내가 중원부터 박근혜 대세론의 싹을 자르고 2012년을 점령하겠다"며 "그러기 위해선 젊은 대표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근 후보는 "지금은 젊은 세대가 이끄는 민주통합당의 움직임을 '민란'이라 부르지만 앞으론 혁명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며 "40%에 달하는 '무당파'를 끌어내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인터넷과 SNS를 탑재한 통합운동을 했고 결국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북의 노동력과 자원, 남의 기술력을 연결하는 남북철도"라며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대표단을 구성해 북을 방문하고 남북 국가연합까지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명숙 후보는 “세종시 계획안을 내가 총리 시절에 만들었는데 이명박 정권이 흔드는 바람에 지금 세종시는 행복도시가 아니라 불행도시가 돼버렸다. 세종시를 행복도시로 만들기 위해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며 “"당 대표가 되면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복도시로 정상화하겠다. 지방균형발전을 반드시 실현해 충북이 이기는 시대, 지방이 이기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없다고 하는 BBK 의혹을 여러분들은 믿느냐"며 "내곡동(사저), 디도스, 돈봉투 등 온갖 의혹들을 정권 탈환 후 철저히 밝혀내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