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마을 만들기 수호천사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3일 청주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원보건소의 수곡동 신축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청주시의 서원구보건소 산남동 건립 검토소식에 수곡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주민 입장을 고려,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건강한 마을 만들기 수호천사 네트워크’와 수곡동 주민들은 13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원구보건소를 산남동에 짓겠다는 이 시장의 발표에 황당함과 실망을 금치 못한다”며 “수곡동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과 믿음을 외면하지 말고 약속(서원구보건소 수곡동 설치)을 지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공의료시설인 보건소 설치는 수곡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수곡동 보건지소 설치를 공약한 이 시장이 6월 30일 간담회에서 보건소의 신축 이전 등 구체적 사업계획까지 발표한 뒤 믿음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이 시장은 지난 7일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수곡동에 서원구보건소를 건립하려 했으나 마땅한 입지를 찾지 못해 남부노인복지관과 합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주민들의 요청 부지가 공원부지라 관련법상 불가능하다”며 “그나마 제일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산남동 남부복지관 부지가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산남동으로 이전할 거라면 차라리 계획을 백지화하고 현재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혈세를 아끼는 일”이라고 비난하면서 부지선정의 적합성과 필요성에 대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히’를 제안했다.

특히 “보건소 시설은 늙고 병든 이들, 장애가 있는 이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이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수곡1동 공동화 지역(5610㎡)이나 LH 소유의 주공2단지 농구장 일대(1980㎡)를 대안으로 추천했다.

수호천사 네트워크에 따르면 영구임대아파트 1985세대가 있는 수곡2동에는 기초생활수급자 1401세대가 살고 있으며, 이는 통합청주시 전체 기초생활수급자(1만2273세대)의 11.4%에 해당한다. 수곡1동과 모충동까지 합하면 1999세대로 통합시 전체 수급자의 16.3%에 달한다.

시는 수곡동 주민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이 시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서원구보건소는) 당초 수곡동에 지으려 했으나 부지가 없어 산남동으로 가려 한 것”이라며 “어려움은 있으나 수곡동에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원구보건소 관계자도 “조사결과 수곡동 지역의 공공의료수요가 높은데다 주민들이 대체 부지를 추천함에 따라 보건소의 수곡동 이전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지역이 사유지라 매각동의 여부, 건물 신축이 가능한지에 대한 건축법 등 법적검토, 진입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서원구청(옛 흥덕구청) 건물 지하에 있는 서원구보건소를 산남동 산남고 인근 시유지나 수곡동에 새 건물을 지어 이전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수곡 1·2동과 인근 모충동이 청주의 대표적 서민 밀집 지역이라며.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접근성 등을 이유로 수곡동지역에 서원구보건소가 들어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