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왼쪽 두번째) 청주시장이 29일 충북도의회를 찾아 이언구 충북도의회 의장에게 “청주 에어로폴리스 MRO(항공정비) 단지 조성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MRO(항공정비) 단지가 조성될 청주공항 에어로폴리스 개발 사업이 위기에 놓였다.

충북도의회 엄재창 예산결산특별위원장(단양·새누리당)은 2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RO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입주의향업체와의 협약 체결이 안 된다면 내년도 당초예산 심사 때도 예산을 반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MRO단지 조성 때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는 청주시와의 관계 역시 해결돼야 긍정적인 방향에서 예산 심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어로폴리스 입주를 약속하는 MRO 선도기업과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의 양해각서 체결이 성사되지 않는 한 에어로폴리스 개발은 시작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엄 위원장은 “청주시 역시 말로만 투자하겠다고 할 뿐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우리가 청주시의원도 아니고 도의원 입장에서 결정한 것에 대해 이 시장이 왈가불가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 위원장은 에어로폴리스 예산 삭감 이유에 대해 “충북도가 이 사업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 않고 경쟁지역인 경남·인천·대구와 비교할 때 선도기업을 유치하려는 충북도의 행정절차 이행 노력도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반면 이 예산을 원안 가결했던 이양섭 산업경제위원장(진천2·새누리당)은 “에어로폴리스 사업비는 도의회가 삭감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고 지적, 예결위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부지 조성비는 새싹을 키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상임위 판단이었다”며 “충북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에는 당을 떠나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청주시장도 이날 오후 이언구 충북도의장을 예방해 “청주 MRO 단지 조성이 조석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에어로폴리스는 청주공항 옆 47만3천713㎡의 부지에 MRO 단지와 물류시설, 사무공간이 들어서는 항공 전용 산업단지다. 충북도는 1천569억원의 예산 중 52억5천만원을 올해 투입, 1지구(15만3천86㎡) 부지 조성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해당 상임위인 산업경제위는 원안대로 이 예산 전액을 통과시켰으나 예결위는 지난 23일 전액 삭감했다.

새정치연합 장선배 의원(청주3) 등은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된 예산 53억원을 재심의·의결하자는 내용의 수정안을 다시 올리려고 서명을 받고 있다. 수정안이 30일 2차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재적의원(31명)의 3분의 1(11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출석한 가운데 출석의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새누리당 의원 21명은 30일 본회의 개회 직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야당의 수정안 작성에 관한 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