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맞아 충북도내 각 지역마다 썰매장 등 축제장이 문을 열고 있지만 체계적인 교육자나 시설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 뿐 아니라 사시사철 빙상 스케이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청주실내아이스링크(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514)’다. 이곳의 이선규(56) 대표를 만나 아이스링크의 역사, 운영 상황 등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10여 년 전부터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처음엔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운영을 안 하려고 파이프를 걷어냈으나 충북도체육회와 언론 등이 ‘충북에 하나 뿐인 실내아이스링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청주에 초등학교가 많아서 어떻게든 되지 않겠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려웠어요. 항상 얼음을 얼려야 해서 전기료도 많이 나가고요. 최고 성수기는 방학, 그 중에서도 겨울방학 때죠. 3·4·5월과 9·10월엔 거의 텅 비다시피 해요.”

이 대표는 교육적 측면으로도 학생들에게 유익한 만큼 각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개인이 운영하다보니 학교 측에 요청을 하려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요. 다른 시·도에서 개인이 이런 시설을 운영하는 경우가 없어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내면 안전교육을 다 시키고 코치도 배정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요. 운영도 전국적으로 잘 하는 편이고요. 그런데도 학교에서 잘 보내주지 않습니다. 학교에 찾아가 얘기를 해도 어떨 땐 장사치 취급을 해서 속상한 경우가 많았죠.”

이 대표는 운영 상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 곳이 없으면 당장 청주지역 아이들만 해도 스케이트를 탈 데가 없어요. 시민들은 아이스링크가 영업이 잘 돼는 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성·수익성도 적은 데다 지원도 일체 없어요. 1∼2억원씩 적자가 나기도 하고 그걸 방학 때 겨우 메우고 하는 식이죠. 매스컴 등에서 홍보만 해줘도 그게 큰 도움인데 갈수록 없어지고 있어요. 표시 나게 발생하는 지출만 한 달 평균 전기료 1천300만원 가량에 인건비 1천500만원 등 3천만원 가까이 됩니다. 단순 계산으로 입장료 8천원에 주 5일로 하루마다 200명이 20일 간 매일 들어와도 3천200만원입니다. 여기에 스케이트 교체 등까지 하면 지출이 상당해요.”

전임 두 명에 프리 8명인 강사들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움직여줘 고맙다는 이 대표는 보람 있던 기억을 묻자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유치원생들이 처음엔 얼음 위에서 기어 다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일어서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장관입니다. 정말 귀엽고 보기 좋아요. 그런 모습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기 운영을 놓지 못하고 있네요. 스케이트를 신고 걷기는커녕 서지도 못 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도 여기 오면 집에 갈 땐 링크를 돌게 할 수 있습니다. 장담해요.”

이 대표는 여건이 닿는 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일에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혜능보육원 등 시설 아이들과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아이들에게선 입장료를 안 받아요.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은 매트에 태워서 링크 여기저기를 끌고 다녔는데 굉장히 좋아하며 돌아갈 생각을 안 하더군요. 기분 좋았어요.”

그는 스케이트가 갖는 장점을 강조했다.

“다리와 허리 운동이 다른 종목에 비해 네 배 효과가 있어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면 운동회에서 달리기 꼴찌 하던 애가 1등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운동 효과가 크기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 최고의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