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익 前 단재교육연수원장

지난 6·4 동시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에 섰던 김병우 교육감이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현직을 유지할 수 있게 돼 그동안 뒤숭숭 했던 충북교육은 안정을 찾게 됐다. 당선 이후 2개월여 동안 뉴스를 볼 때마다 유속 느린 걱정과 상처로 저변을 흐렸던게 사실이다. 정치 같으면 방탄에 패거리 배경까지 믿고 꿈쩍 않을 일도 ‘교육’이란 엄청난 책무성 때문인지 매사를 섬세하게 숙고해야할 엄중한 학습기간으로 겪은 회초리 아니었을까?

겉으론 멀쩡했으나 약삭빠른 쥐방울들이 먹잇감을 놓고 심상찮은 움직임으로 수선스러웠다. 정말, 교육자치를 역사 속으로 묻으려는 건지 아니면 짝퉁 교육환자의 자리탐 중독인지 아리송할 정도였다. 교육을 가리켜 식상할 정도로 되뇌이는 말, ‘백년지 대계요 미래’다. 백년은 고사하고 10년, 20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책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운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제, 조직 안정부터 속도를 내고 교육현장의 웃음을 회복해야 한다. 요즘 화두로 떠오른 대통령 말씀처럼 “눈 딱 감고 화끈하게” 아우르는 대통합 행보와 생명 잃은 법 밖 노조 문제, 도의회와의 추임새도 탄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자리하기 보다 노릇하기가 훨씬 어려운 이유다.

◇조급함과 기다림

그런데 참으로 여러 질이다. ‘선거에서 떨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다음 거취를 얘기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손사래를 친 조신한 낙선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이는 사무실 계약설까지 소문을 탔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너스레가 오히려 기막히다. ‘개똥 밭에 뒹굴어도 세상은 즐겁다’는 교육계 원로의 수필 한 구절이 떠 오른다. 스스로 취함을 떨치지 못하는 나홀로 포만감, 어찌보면 죽어가는 자기 모습조차 잊은 진상 수준이다.

교육의 근본은 도덕이라 했다. 교육감은 전통적으로나 법규적으로 다른 오너와 달라 무한정의 품성과 윤리를 요구 받는다. 사람을 길러내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취임과 함께 구체적 의전 간소화야 말로 환영할만한 진화다. 상황에 따라 불편하고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숭고한 권위를 아름답게 발현하는 존경의 지름길이다. 개인과 조직에서 업무보다 몇 갑절 어려운 게 소통과 인간관계다. 공약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이 도의회에서 섬뜩할 정도로 잘렸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빚어진 항목이라며 도의원들 짙타가 차마 눈뜨고 봐주기 어려울 정도였다는 보도다.

공감이 안된 상태에서 조급하게 서두르다 맞은 태클인 셈이다. 급기야 도의회 교육위원장의 발빠른 중재에 플래쉬가 쏠렸으나 예상을 뛰어넘지 못했다. 기존 조직과 시스템조차 갸우뚱하고 있는데 알아서 챙겨줄리 만무하다. 예산뿐만 아니라 너울성 짙은 정책인 경우 밀착된 동반 추임새가 절실한 까닭이다. 리더십은 어디서 오는가? 눈보다 마음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낄 때 채워진다고 했다. 법정을 향하는 교육수장의 발걸음, 한번의 실험으로 족하다. 아직은 낯선 진보교육감에 대한 선입견을 비껴서야 교육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