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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초리를 왜 내려 놓는가?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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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08  14: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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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렷을 적 추억의 으뜸으로 방학을 꼽지만 세간도 흔드는 대한민국 어머니들 또한 이번 겨울방학은 수능만큼 떨고 있다. 학교 폭력 뉴스가 자고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언제 어느 새 조폭을 뺨치는 지능형으로 진화했는지 학교를 책임진 교장도 혀를 차고 만다.

이제, ‘인성’을 뺀 교육은 아예 존재 이유도 없다.  배움터지킴이, 청원경찰까지 뚫린 폭력의 위험수준은 마침내 스쿨폴리스를 불러들였다. 머지않아 학교내 선생님과 경찰관 숫자가 맞먹게 될 예감을 왜 떨치지 못하는 걸까 교장인 나부터 떨린다.

딸 둘 키워내면서 통제 불능의 극한 상황이었던 딱한 아내. 아직껏 수긍 못하는 게 민망하다. 큰 딸아이가 초등학교 졸업하도록 도무지 시내버스 한 번 제대로 타는 꼴을 못 봤다. 목적지 표시조차 읽으려하지 않았다. 엄마가 알아서 자동돌봄기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등교 길엔 보통 두 세 번 씩 다시 돌아와 엄마를 닥달했다. 대부분 빠진 준비물을 챙기기보다, ‘그걸 빼놓은 엄마 잘못을 따지기 위해서였다. 야단치고 눈이라도 부릅뜨면 아예 장소 가리지 않고 주저앉아 엄마의 급소(急所)를 찌른다. ‘학교 안 갈거야.‘ 로 노골화하기 일쑤였다. 고도의 심리전에 늘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알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도록 엄마를 길들인거다.

고등학교 입학 후부터 승용차로 꼬박 등하교를 시켜야했다. 공회전을 10여 분씩 기다린 날은 부화가 치밀어 얼굴 빛이라도 흐리면 ‘승차거부’라는 태클로 맞섰다. 핑계 김에 학교근처로 이사를 하여 한 숨 돌렸으나 그것도 잠깐, 이번엔 둘째 딸 고등학교 배정이 제 언니와 반대 편 학교였다. 아이는 정작 좋아하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먼저 발끈했다. ‘그럴 줄 알았으면 괜히 집을 옮긴 것 아닌가.’

3년 내내 밤늦도록 교문 앞 목 좋은 곳에 주차를 하러 우리 부부는 언제나 불 켠 눈으로 뛰었다. 차안에서 연일 콩볶는 소리로 요란했다. 좀 내버려뒀음 좋으련만, 난 그저 가는 귀 먹은 척 숨가쁜 운전으로 어서 대학생이 되길 기다렸다. 수험생을 둔 사람 누구나 겪는 시련이려니 자신을 위로하며 지냈다.

누가 잡혀갔니?

경찰차가 학교 앞을 지나도 덜컥 겁부터 난다. ‘교장 선생님, 이번 방학에 봉사활동 떠날거예요. 저희 손길도 필요한 곳이 많대요.’ 부모님과 함께 세운 자율 방학과제다. 학교폭력이 뭐냐며 대문짝만한 기사에 아이들도 분노를 삭이지 못한채 당찬 결의를 토해낸다.

방학마다 부실 메뉴로 빡빡한 계획표에 너무 큰 것만 꼲다가 낭패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무슨 공부를 하루 다섯 시간이나 잡았니?’ ‘엄마가 짜주신 건데요.’ 건강에 문제는 없는지, 체력은 어느 수준인지를 살펴주는 게 먼저다. 그 다음 특기도 키우며 균형을 잡아줄 보충을 생각해야 한다. 친인척 방문, 청소년 단체활동, 도시와 농촌 삶의 다양한 체험 또한 중요한 방학문화다.
 
말처럼 쉽지 않은 게 교육 아니던가. ‘교장 선생님, 저희도 정말 힘들어요.’ 솔직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인생은 반드시 전환점이 있게 마련이니 부모의 인내가 필요한 것 아닌가?  썰매장에서 얼음을 지치다 재치 있게 넘어지는 모습이 스키감독 눈에 띄어 세계선수로 자란 사례도 있다.  제 키보다 훨씬 높은 자전거로 비틀거리면서 불린 얄팍한 근육, 가루비누 한 봉지를 손끝 아리도록 거품 만들어 건져낸 빨래까지 값진 방학일기다.  열손가락 멀쩡한 아이의 숙제를 왜 엄마가 대행하는가? 가정이란 회초리를 엄마부터 내려놓고 있다.  아이 앞에서 ‘네 친구 누가 경찰서로 잡혀갔니?’만 물어댄다.
 
학교폭력 원인은 대부분 부모와 자녀간 소통부재에서 비롯된다는 통계다. 몹쓸 짓이란 걸 알면서도 단절을 뚫는 방편으로 스스럼없이 폭력을 택하는게 어린마음임을 부모가 먼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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