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농정시책 특강이 농민 시위로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파행으로 얼룩졌다.

서 장관은 6일 오후 2시부터 충북 청원군 오창읍 충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충북도내 시·군 농업담당 공무원과 농협 직원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미 FTA 농어업 분야 보완대책'에 대해 특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농 충북도연맹 소속 농민 14명이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행사장인 농업기술원 대강당 단상을 점거하고 한·미 FTA 무효와 서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행사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앞서 농민들은 25㎏들이 소사료 4포를 대강당 입구에 뿌리며 설명회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단상을 점거한 뒤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농민을 철저히 외면한 채 진행되는 설명회는 이명박 정부가 자행하고 있는 농업 포기정책과 농민 무시정책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는다"며 "농민을 참석시키지 않고 자기들만의 설명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것은 한·미 FTA 문제의 심각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설명회 참석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거듭 표명하며 농민가를 부르는 등 1시간 가량 설명회 진행을 막았다.

결국 공권력 투입을 요청받은 충북 상당서 소속 경찰 70여명은 오후 2시 30분께 현장에 돌입, 단상을 점거했던 농민 14명을 다친 사람 없이 모두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이 출동한 경찰과 행사 참석자들에게 분말 소화기를 살포하며 저항,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소화기 살포 등 적극 가담 농민을 비롯해 이들과 행동을 함께 한 김도경 충북도의원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 검토 중이다.

서 장관은 당초 일정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3시 10분 대강당에서 200여 m 떨어진 농업인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농정시책과 한·미 FTA 보완대책 등을 설명했다.

서 장관은 "국내 농업을 지속가능한 산업, 수출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는 금보다 비싼 종자를 개발하는 '골든 시드(Seed)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농민이 힘을 합쳐 올해를 선진 농업 진입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앞서 서 장관은 최근 충북 괴산이 개최지로 선정된 '2015 세계유기농엑스포'를 충북도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 장관은 이번 설명회에 앞서 이날 오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극적으로 충북의 엑스포 개최를 돕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 장관은 또 "우리 농업이 나아갈 방향이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에 있는데, 유기농 육성이야말로 이 같은 흐름에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