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와 세명대가 경기도 하남시에 제2캠퍼스 건립 추진과 관련, 갈등이 본격화 됐다.

갈등 요인은 시가 최근 세명대를 상대로 ‘서운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서 비롯됐다.

시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명대의 2캠퍼스 설립 추진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세명대 설립 당시 제천시민 모두가 지역에 대학교가 생긴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특히 학교 부지마련을 위해 토지승락서를 받으려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했으며, 토지주들 역시 헐값에 토지를 내놓는 등 대학교 설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 하남에 캠퍼스를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운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더욱이 “허탈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는 분위기”라는 표현까지 썼다

시의 이런 표현은 대학 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계획 백지화를 기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입장 표명이 오히려 대학 측의 감정만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한 대안 제시도 없으면서 여론을 빌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게 세명대 측의 입장이다.

세명대 한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대학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에 대학을 하나 더 만들어 제천에 더 많은 학생을 유치하겠다는 것인데 시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서운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세명대 입학 학생 장학금 지원, 졸업생 취업 지원 등 제천의 학생이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수도권 학생을 유치하도록 돕는 게 진정한 지원이다”며 “그동안 대학을 위해 시가 무엇을 해 줘냐”고 반문했다.

시가 이처럼 세명대를 자극하면서까지 입장 표명을 하는 데에는 이근규 제천시장이 한 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달 1일 취임식 자리에서 “세명대학교가 경기도 하남시에 추진하려던 2캠퍼스 추진 계획을 철회하기로 약속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세명대의 공식적인 입장을 들어보기도 전에 이렇게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어정쩡하게 입장을 표명해 화를 불렀다는 게 일부시민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시민 이모씨는 “이근규 시장이 취임 직후 ‘세명대에 부탁해 하남 제2캠퍼스 계획이 철회됐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건립이 구체화 된 것 같다”며 “이 시장의 섣부른 발언이 오히려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했다.

그는 이어 “취임 2달이 다 돼 가도록 이와 관련해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어정쩡한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며 “결국 이로 인해 세명대와 감정만 악화시킨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