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착용 수칙 무시·술판까지… 일각 "공직자가 할 일 아니다"

이근규 제천시장(54·새정치민주연합)이 규정에 어긋난 지시를 내려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중등(U-15)축구연맹전 환영 만찬을 연다며 제천시 실내체육관 내에서 뷔페음식을 차려 놓고 술도 곁들였다.

그러나 이 실내체육관에는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도록 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제천시축구협회는 지난 4일 제천시 실내체육관에서 제50회 추계 한국중등(U-15)축구연맹전 기념을 축하하는 만찬을 열었다.

이날 만찬에는 이근규 제천시장을 비롯해 제천시의원, 축구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협회는 이날 시가 보조한 보조금으로 총 250명 분의 뷔페 음식(1인당 2만원 상당)과 소주와 맥주도 함께 반입해 체육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그러나 관련 규정상 실내 체육관에는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체육관 사용 수칙에 따르면 음식물 반입은 물론 마루바닥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실내에서는 운동화를 착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협회는 이 모든 관련 규칙을 묵살하고 환영 만찬을 열었다.

일각에서는 협회가 이곳에서 뷔페음식을 차려 놓고 행사를 치르기에는 사실상 무리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체육시설을 담당하는 부서의 허락 없이는 이 체육관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이 시장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이 같은 일을 할수 가 없다는 게 체육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결국 제천시가 만들어 논 규칙을 이 시장 스스로가 어긴 셈이 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이 대회는 지난해도 개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백명을 불러 들여 그것도 5~600만원을 들여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일반 체육 단체들이 이 체육관을 쓰기 위해서는 엄격한 절차가 필요하다. 이 시장을 앞세워 술까지 반입시키는 것은 공직자로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공무원들 또한 이 시장의 처신이 납득이 안간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A씨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대회라 해도 어떻게 시장이 규정을 무시한 채 음식물을 반입할 수 있냐”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해당부서 관계자는 “축구협회에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식당을 구하지 못해 실내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겠냐는 제의를 했다”며 “규정 상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예전에 제천에서 도민체전이 열렸을 당시에도 간단한 다과회를 겸한 환영식을 했던 사례가 있어 고민 끝에 부득이 환영만찬을 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6억원의 유치비를 들여, ‘제50회 추계 한국 중등(U-15) 축구 연맹전’을 유치했다.

이 대회는 지난 3일~16일까지 제천종합운동장 등 9개 보조구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