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익 前 단재교육연수원장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 7골 차이의 의미 해석이 분분하다. 재탕 삼탕 재활용까지 더 이상 먹히지 않음을 판정한 민심, 자칭 정치 큰 별들 떨어지는 소리에 진동조차 없었다. 정말,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우리 국민이 대접받는 이유다. 그토록 누릴 것은 모두 챙기면서 아이콘 없는 이름들 무슨 낯으로 변명의 거품을 토했는지 모를 일이다. 총리와 장관후보자를 내봤자 청문회 통과가 시끄러우니 개각을 겁내왔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 생각은 다르다. ‘왜, 하필 흠결있는 후보군으로 고집 하느냐?’다. ‘그 밥에 그 나물’이란 불똥을 공감할 수밖에 없다.

사실 품성과 윤리, 역량면에서 출중한 인력풀도 꽤 많으나 꼿꼿한 어른은 드물다. 그나마 이리 쏠리고 저리 흔들려 제대로 꿰맬 인물이 안보인다. 비리에 빼곡히 엉킨 소위 힘있는 사람들,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오죽하면 죽은 사람을 놓고 진실 공방일까? 기본조차 깔아버린 채 마구잡이로 물리고 물어뜯는 일상에 더 익숙해진 꼼수의 달인, 뻔한 잘못을 알면서 유권자 수준을 무시한 부끄러움이었다.

◇국가 개조의 동력

그동안 ‘국가 개조’ 회오리가 여러 날 특집으로 메웠지만 막상 대응엔 대통령도 기운 빠질 시큰둥한 인플레다. 이른바 한류열풍이 몰고 온 중국인들의 '천송이 코트' 구입 전자결제 하나를 여러 날 미적거린 관계 부처가 호된 매를 맞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니 얼어봐야 뜨거워진 꼴이다.

예방 차원의 대책이야 바람직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부정 및 부패구조의 사슬을 끊어낼 혁신적인 처방을 제시할 과제를 안고 ‘부패척결 추진단’을 국무총리 산하에 출범시켰다. 즉흥적 땜질 처방으로 오히려 시시콜콜한 사안까지 개인이나 조직을 밟는 또 하나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어두워진 산모롱이를 들어선 느낌같다. 그동안 옥상옥의 힘있는 손이 더 큰 제2 제3의 일탈로 불거져 왔던 기억은 생생하다.

피의자 몇을 검거하기 위해 수억의 현상금을 걸고 동원된 인력이 허송한 날짜가 차라리 꾸민 숫자였음 좋으련만 너무 어마어마 했다. 뜬금없는 반상회까지 열어 요란을 핀 것에 비하면 신고를 해줘도 노숙자의 사망 쯤으로 시신 일부조차 빠뜨린채 성의없는 수습을 했다니 그게 어디 한 두 책임자 냉소일까. 설령 무연고자일 지언정 죽어서까지 차별의 쓴맛으로 세상을 떠야 하는 단면이었다. ‘해이(解弛)’ 이상은 어떤 말로도 구차한 변명 아닌가? 세상, 어디에 핑계없는 무덤 있을까?

아무리 부패로 진동을 해도 현실적으로 피라미 몇 마리만 건져내는 권력의 신드롬은 도덕적 비대칭에서 오는 방치에 불과하다. 수십 길 낭떠러지를 생각 못하고 꼭대기만 탐하는 어리석음이 애처롭다. 스스로에게 비쳐지는 존재의 이유와 진정성이야 말로 참다운 자기 권위다. 나무라는 숫자보다 청지기 수가 늘어날 때 변화와 발전의 가속은 탄력을 더할 일이다. 금배지를 달고 입성한 정치 신인들, 어떤 길로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빛의 밝음은 다르다. 문제는 여전히 칼자루를 쥔 사람 스스로의 자정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