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충북도의회 첫 임시회가 끝까지 비난전으로 얼룩졌다.

원 구성 과정에서의 후유증이 이어졌고 교육분야에서는 ‘보혁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임시회 마지막까지 여야가 앙금을 털어내지 못했고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도 찾지 못해 당분간 불편한 의회운영이 불가피하다.

지난 25일 제333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이 쏟아졌다. 회기 내내 여야 갈등으로 얼룩졌던 도의회 임시회 마지막날 무려 8명의 도의원이 5분 발언에 나서 개원 사상 진기록을 수립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강현삼·윤홍창·박한범·김학철·박우양 의원이 나서 김병우 교육감의 이념편향 등을 거론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광희·장선배·임헌경 의원이 발언대에 올라 의회 파행의 책임을 지적하며 여당을 공격했다.

교육위원장인 윤홍창(제천1) 의원은 “김병우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한 어떠한 사전설명과 협의요청을 하지 않았고 타당성 논리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학력저하, 사교육비 증가, (비 혁신학교와의)형평성 논란, 특정 교원단체(전교조)의 거점화 등 여러 문제점이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학교 태스크포스팀에 파견된 교사 12명이 모두 전교조 출신이고 그 중 일부는 애국가와 국민의례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김 교육감이 특정 교원단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충북교육을 실험대상으로 삼는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강현삼(제천2) 의원은 “도청 공무원이 SNS를 통해 이 지사의 치적을 홍보하는가 하면, 통장회의를 통해 이 지사에 대한 지지를 강요한 것이 대표적인 공직자 선거개입 행위”라며 “충북지사가 이사장인 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은 지방선거 당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했었고 한 공무원은 내게 페이스북 친구맺기를 신청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성화초 ‘타운홀 미팅’에 나가 ‘지방선거 공약을 전교조 충북지부 정책실이 만든 것이라서 아주 알차다’라고 발언한 일이 있다”며 “교사의 정치 개입이 의심되는 만큼 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져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격에 나선 새정치연합 장선배(청주3) 의원은 “새누리당이 힘의 논리를 앞세워 여야 합의없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싹쓸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도의회의 정당 예속과 이에 따른 지방자치 독립성의 훼손은 비정상의 표본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광희(청주5) 의원은 “대한민국 교육계는 ‘혁신학교’로 나아가고 있다”며 “다른 지역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혁신학교 실험을 하는데, 충북에서는 실험조차 못하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임헌경(청주7) 의원은 “도의회 장악하고 나니 살맛 나느냐”고 여당을 공격한 뒤 “새누리당 독식의회를 만든 책임을 지고 이참에 사퇴하라”고 이언구 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도의회가 개원 초 원 구성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첫 임시회 마지막날까지 여야 간 비난전으로 끝을 맺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싹쓸이 원 구성에 대한 감정을 임시회 내내 쏟아냈다. 심지어 이시종 지사를 비롯해 집행부의 만찬조차 거부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추스리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교육예산 심의과정에서 ‘보혁 갈등’으로 번졌다. 진보성향의 김병우 교육감에 대해 새누리당이 공격적으로 나온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옹호하면서 원 구성 과정에서의 갈등이 더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여야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의회 내부의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싹쓸이 원 구성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민선 5기 의혹 진상규명특위 구성 철회 카드를 꺼내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특위 철회가 빌미가 돼 결국 새누리당의 속내는 정치공세용이었다는 역풍을 맞으면서 제10회 도의회가 출범초 갈등해소 해법을 찾지 못한채 출발, 당분간 불안한 의회 운영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