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익 前 단재교육연수원장

근래, 다문화에 대한 격양은 가속이 붙었지만 체감은 여전히 제자리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해보다는 오해를 존중보다는 돈벌이 도구나 수단으로 여겨온 것도 부끄러운 자화상 이었다. ‘돈 벌러 왔지? 결혼 생활은 오래 갈까? 언제 도망 갈건데?’ 등 인권무시와 유린 행태가 이웃은 물론 가족까지 빈발하는 까닭을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언어가 다르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것 쯤은 고생 축에도 못낀다’는 절절한 항변을 듣는다.

충북지역 결혼 이민자 수만 해도 5000여명으로 다문화가정 총 자녀는 8000명을 넘어섰다. 다문화 학생 역시 도내 1.22%로 413교에 분포돼 있다. 인구 50명 중 한 명 꼴로 외국인이란 통계를 넘어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숫자는 상상 초월이다. 최근 들어 이민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되면서 한류열풍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다민족 국가의 경우 일찍이 ‘인종차별금지법’을 만들어 열린사회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으나 우리 현실은 아직 걸음마 수준 아닌가? 게다가 교육의 주체도 교육청, 시군지자체, 민간단체 등 변죽만 요란한 곳도 다반사여서 대상자의 혼선을 불러오기 일쑤다. 원래 다문화교육은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뿌리를 내리고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를 구현하는 일이다. 다문화학생과 학부모들, 어째서 그날이 그 날로 맴돌고 있는지, 누구 탓인지 곰곰 따져 보면 더 아프다. 정돈된 다문화교육 개선이 시급하다.

◇ 함께 굴리는 사회

진정한 기댈 곳을 안내하기 어렵다. 경제적 어려움을 빼고라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친 사회적 홀대에 힘들다는 절규다. 중요한 건 사람 간 소통이다. 다양한 인종, 언어, 종교를 지닌 사람들이 상생할 수 있는 교육의 역할과 책임을 놓을 수 없다. 정제되지 않은 말을 함부로 하여 두고두고 감당 못할 어려움에 처하는 모습도 본다. 미래를 상상해 보라. 다문화 인적자원이야말로 글로벌 주요 자산이다. 아들 딸, 사돈까지 세계가 무대건만 생각은 아직 굳건하리 만큼 국경을 지키고 있으니 더 한심하다.

충북도교육청의 경우 다문화 중점학교, 다문화 예비학교, 교육부요청 연구학교, 탈북 중점학교, 이중언어강사 배치학교 등으로 나눠 사회통합 차원의 활기찬 다문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다문화학생들의 특성과 내적 다양성을 고려한 교육과 다문화 사회가 몰고 올 인권존중과 평등으로의 학교 문화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옴은 전국을 선도할 수범사례다.

친화적인 교과 개발‧보급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창의적 체험활동 활성화라든지, 다문화가정 교육에 대한 지원확대와 긍정적 나눔도 매우 눈에 띈다. ㄱ(기역)을 ‘기응’으로 발음해 내지만 젖먹이 아이를 달고 꼬박 다문화센터 강좌를 거르지 않는 열정은 눈물겹다. “선생님 한국말 너무 힘들어요. 엄마, 어머니, 어머님, 모친, 자당…” 너스레가 들끓는다.

내친김에 ‘다문화 전담팀’을 도교육청 조직으로 확대하여 널브러진 지자체의 다문화교육까지를 흡수, 보다 체계적으로 다양한 정서 및 문화차에 의한 갈등극복과 함께 학교, 지역사회를 묶는 손때 고운 축을 주문해 본다. 물론, 효과를 조급하게 닦달하긴 어려우나 새로운 발상과 도전을 통한 다문화교육의 정립은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