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당선 목적… 본관 속인 것 아니냐" 의혹

미니홈피 등 허위경력 기재 선거법위반 논란

이근규 제천시장(54·새정치민주연합)이 2개 대종회를 넘나들며 ‘종친회’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이 제천시장 당선을 목적으로 본관을 고의적으로 속인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도 일고 있다.

이 시장은 2004년 3월 1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경주이씨 화수회 중앙청년회 부회장’을 역임했다고 게재했다. 또 인터넷 다음 카페 ‘왕바보 이근규 사랑회’의 기본게시판 주요경력 소개에도 ‘2005년 11월 경주이씨 중앙청년회 부회장(현)’이라고 쓰여 있다.

특히 제천시 경주이씨 화수회 총회 참석 일정을 다음 카페 ‘세명대민송CEO 5기’에 올려놓는 것은 물론 지난달 14일에는 제천 박달재에서 열린 경주이씨화수회 청년회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홈페이지를 본다면, 어느 누가 봐도 이 시장은 ‘경주 이씨’다.

하지만 이 시장은 ‘용인 이씨’다.

이 시장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다음 카페 ‘용인이씨 대종회(지난달 27일 '용인이씨 사랑방'으로 개명)’ 회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 카페에 꾸준히 글을 올렸고, 지난달 28일에는 민선 6기 제천시장 취임식 초청장도 올렸다. 더욱이 이 카페는 이 시장을 ‘용인이씨’중 유명 인사에 분류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시장은 2개의 대종회를 번갈아 활동하는 독특한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게재된 문구가 마치 ‘경주 이씨’ 종친회 일원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용인 이씨’는 전국에 3만50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경주 이씨’인구는 142만여명(통계청 2000년 자료 기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이 정치적 수단으로 ‘경주이씨’ 행세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경주이씨 중앙화수회 관계자는 “이근규 제천시장은 경주이씨가 아니다. 경주이씨 중앙청년회 부회장으로 활동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시장 측은 “경주이씨 화수회 중앙청년회 임원은 성씨가 같은 사람만 맡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당시 이모 경주이씨 화수회 중앙청년회장이 세번이나 맡아달라고 부탁해 부회장을 맡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현직으로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따로 사임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현직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제천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김모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누가 봐도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 황당무계할 뿐"이라며 혀를 찼다.

한편 제천시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인터넷 카페 등을 확인해 이 시장이 실제로 허위경력을 기재했는지를 일단 파악한 뒤 선거법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허위로 경력을 기재한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가 과연 이 문구를 어떻게 해석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