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에 공무원을 동원한 의혹으로 경찰에 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정상혁 충북 보은군수와 경찰의 막판 기싸움이 치열하다.

경찰이 이번에도 정 군수에 대한 의혹만을 제기한 채 성과 없이 수사를 마무리할 경우 경찰의 신뢰성은 물론 수사능력까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반면 정 군수의 혐의가 입증돼 기소될 경우 선거기간 경찰의 압수수색 등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밟은 재선고지 등 자신의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정 군수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혐의를 입증해 기소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충북경찰청 수사2계는 지난 15일 오전 9시20분께 정 군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 10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 8일 오후 정 군수에 대해 소환 조사를 진행했지만 정 군수의 개인사정으로 조사가 중단돼 이날 재소환 했다.

경찰은 두번에 걸친 조사에서 공무원의 출판기념회 관여가 정 군수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정 군수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군수는 조사를 마친 뒤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할 말은 충분히 했다”면서 “더는 할 얘기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 군수는 그러나 “죄를 짓지 않았는데 죄인 취급을 받아 선거 과정에서 큰 피해를 봤다”며 경찰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선거 전인 지난 5월 22일 보은군청 군수 비서실과 행정계, 통신실 등을 대상으로 전격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정 군수의 소환조사가 장시간 이뤄진 것도 정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제반 사항을 더 꼼꼼히 살피고 가겠다는 수사진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게 경찰 안팎의 분석이다.

선거법 관련 사건이라 경찰수사가 초기부터 줄곧 검찰 지휘를 받아왔다는 점 역시 정 군수의 기소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에 앞서 정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더 불러 마무리 조사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지는 검찰과 최종 협의해 결정해야 하겠지만 정황과 증거상 혐의 입증에는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보은군 보안등 교체사업 특혜의혹과 관련해 정 군수를 직권남용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