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토다케’로 불리는 이구원 선교사(성 황석두 루가 선교회 소속·사진)가 다음달 16일 음성 꽃동네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강복을 받는다.

천주교 청주교구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과 장애아동을 만난 뒤 찾을 태아동산에서 이구원 선교사가 강복을 받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구원 선교사는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 없이 태어나 황석두 루가 선교수도회(충북 청원구 오창읍)에서 김동일 신부와 수녀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났다.

2008년 3월 대전 가톨릭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했던 이 선교사는 대학 시절 수도회가 진행하는 1년 과정의 수련과정을 마치는 등 선교사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수도회 관계자의 도움으로 매일같이 대전을 통학하며 학교생활을 해 왔던 이 선교사는, 대학시절 무선햄 자격증을 취득해 무선통신(한 생명 네이트)을 통해 장애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복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막대기를 입에 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친한 선·후배들과 미니홈피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등 밝고 긍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구족화가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작품을 공개하기도 했던 이 선교사는, 10여년전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인으로 자신의 성장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씨와 만나는 장면이 방송으로 소개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었다. 오토다케 히로타다씨는 사지절단증이라는 희귀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유명인이 됐다.

교황과 이구원 선교사가 만나는 태아동산에는 하얀 십자가가 꽂혀 있다. 꽃동네는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의 빛을 보기 전에 생명을 잃은 태아의 무덤을 상징하기 위해 태아동산을 지난 2000년 조성했다.

준비위 이현로 신부는 “태아가 장애가 있을 때 낙태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도 반듯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며 “생명의 존엄성과 죽음을 경시하는 현대 문화에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꽃동네에서 만나게 될 장애아기(10명)를 직접품에 안고 축복의 기도를 할 예정이다. 또한 20년 간 침대생활을 하고 있는 오미현씨를 만날 예정이다. 양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인 김인자 할머니(74)는 두 발로 직접 접은 종이학을 교황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한편 청주교구교황방한 준비위원회는 현대 HCN 충북방송이 재능기부로 제작한 홍보영상 ‘교황님을 기다리는 사람들(1~7편)’을 지난 7일부터 29개 채널 TV를 통해 송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