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의 내홍 끝에 새 회장을 뽑은 충북씨름협회가 또다시 법정 싸움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씨름협회 소속 대의원 A씨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결격 사유가 있는 임웅기 전 회장이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것을 충북도체육회가 바로 잡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한국민족씨름협회 임원으로 등재된 임 전 회장은 대한씨름협회 정관에 따라 회장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씨름협회 정관 제25조 4항에는 '본 협회, 시·도협회 및 산하연맹체의 임직원은 다른 씨름 관련 단체의 대의원 또는 임직원을 겸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A씨는 이어 "선거 당시 임 전 회장이 다른 단체 임원으로 등재된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까지 제시했지만 선거관리를 맡은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씨름협회 이사와의 개인전화 한 통화로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A씨는 "이전 회장 선거에서도 자격 시비로 법정 분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런 문제를 조정하고 지도해야 할 충북도체육회는 뒷짐만 지지 말고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충북도체육회는 내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정 공방으로의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승원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일부 대의원의 요청에 따라 한국씨름협회에 관련 질의서를 보냈지만 충북씨름협회 내부 규정과 도체육회 가맹단체 규정에 따라 치러진 선거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라며 "어떤 회신이 오더라도 선거 결과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씨름협회는 지난 11일 청주의 한 음식점에서 협회 소속 대의원 11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장 선거를 개최, 총 7표를 얻은 임 전 회장을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앞서 충북씨름협회는 2012년 12월 7일 17대 회장선거에서 이후근 전 회장을 선출했으나 1표 차로 패배한 임 전 회장이 회장 선출 과정을 문제 삼으며 내홍이 시작됐다.

당시 임 전 회장은 회장 선거 과정에서 자격이 없는 대의원이 선거에 참여했다며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 항소심까지 승리했다.

중도 퇴진한 이 전 회장은 이에 불복, 5월 26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