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충북 진천군 초평저수지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며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있다.

더위가 일찍 찾아온 가운데 장마비마저 내리지 않아 충북지역이 여름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6월 이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도내 곳곳에서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충북지역은 오는 17~18일 이틀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상 강우량이 20㎜ 미만에 그쳐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도내 평균 강수량은 294㎜로, 평년의 54.1% 수준이다. 지난해 청주지역 6월 강수량이 229㎜였던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도내 저수지의 저수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14일 기준 도내 농어촌공사와 지방자치단체 관리 저수지 775개소의 저수량은 8811만㎡(최대 저수량 1억8983만9000㎡)로, 저수율이 46.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84%보다 37.5% 포인트나 낮은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진천군의 경우 저수율이 37.1%까지 떨어지면서 초평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대청호 수위도 크게 낮아져 곳곳에서 수몰지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의 한 주민은 “대청호 수위가 이렇게 낮아지기는 2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청호 수위는 64.6ｍ로 만수위(80ｍ)를 크게 밑돈다. 저수율은 36.9%(계획 저수량 14억9000만톤 중 5억4900만톤)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여름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대청호 녹조가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수역은 녹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대청댐물관리단이 10대의 수차를 가동, 확산을 막고 있다.

도내 명승지도 여름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괴산군 칠성면 갈론리 갈은구곡(葛隱九曲)은 넘쳐 흘러야 할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지경에 있다. 갈은구곡 풍광의 백미인 7곡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는 오랜 가뭄에 물줄기 흔적마저 찾기 어렵다.

지역농가들도 가뭄으로 인한 작황부진에 울상이다.

도내 감자 주산지인 괴산군 감물면에서는 수확한 감자크기가 예년의 40% 수준에 머무는 가뭄피해를 입었다. 단양 육쪽마늘도 수확량이 평년보다 15~20%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산간지역의 주민들은 식수난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제천시 수산면 오티리는 계곡에 설치된 간이상수도가 말라붙어 제천시 수도사업소에서 긴급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

제천시 봉양읍·수산면, 충주시 동량·금가·살미·앙성면 등 충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로부터 급수지원을 받는 지역도 갈수록 늘고 있다.

청주기상대는 “이번 주에 비 소식은 있지만 예상 강우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웃돌 것으로 보여 여름가뭄 피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