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후보가 4일 청주시 상당구 선거캠프에서 승리가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목에 걸고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충북형 혁신학교 운영', '0교시 수업·고입 선발고사·초등학생 학력수준 판별검사 폐지', '학생안전조례 제정'

진보 진영의 김병우 후보가 충북교육계 수장에 오르면서 보수적 색채를 띠었던 충북교육 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 당선인은 그동안 보수 진영 교육감들이 이끈 충북교육청이 지나치게 경쟁과 실적 위주의 교육을 펴는 등 기본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비판해왔다.

'암기식 수업', '문제풀이식 수업'에 몰입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고,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거나 남은 학생들도 지쳐가고 있게 한다는 것이 김 당선인의 판단이다.

학생들이 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늘의 배움이 즐거워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을 만들었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이 '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하다'는 슬로건을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당선인은 충북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1공약으로 '충북형 혁신학교' 운영을 내걸었다.

행정 업무 중심인 학교 체제를 수업과 생활지도 중심의 체제로 확 바꾸겠다는 것이다.

수업 방식을 체험·탐구, 협력·토론, 공감·상생 중심으로 전환해 학력 신장을 꾀하겠다는 얘기다.

2015∼2017년 초·중등학교 10곳을 혁신학교로 지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하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교무 행정사'를 2015년 100곳, 2016년 400곳, 2017년 모든 학교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이 중학교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2010년 부활한 고입 선발고사는 폐지될 전망이다.

경쟁만으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없는 데다 일반계고 신입생 모집 정원과 응시 인원이 매년 거의 비슷해 선발고사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게 그 이유다.

대신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신입생을 뽑도록 해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이 초등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지도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시행했으나 찬반 논란이 일었던 학력수준 판별검사도 없어진다. 4∼6학년 대상으로 한 이 시험의 평가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3개 과목이다.

김 당선인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같은 시간에, 똑같은 문제를 풀라는 이 시험이 학교 간 서열화를 부추기는 '일제고사'라고 비판해왔다. 대신 학업 흥미도 검사, 자기 효능감 검사를 통해 개인별 맞춤교육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시험 등을 폐지함으로써 경쟁과 석차 중심 교육을 협력과 성장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교육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도입한 시간선택제 교사제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도 개선될 전망이다. 충북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그동안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임금 등에서 적지 않은 차별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무상 복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은 유치원과 고등학교로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고등학생의 교과서 대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학부모가 부담하는 체험학습비나 학습준비물비 등 교육활동 경비를 줄여주거나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능력 있는 사람을 기르자'는 보수적 교육관과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자'는 진보적 교육관을 융합시켜 충북교육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게 김 당선인의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