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아이콘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싶어요"

배우 장서희는 2009년 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각인된 '복수의 화신' 이미지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모습이었다.

장서희가 국내 복귀작에서 복수에 나선 대리모가 아니라 그로부터 아이와 가정을 지키려 애쓰는 강인한 엄마 역할을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29일 오후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뻐꾸기 둥지'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장서희는 중국 활동 4년 만에 국내 시청자에게 돌아온 만큼 꽤 상기된 모습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뻐꾸기 둥지'에서 백연희 역할을 맡은 장서희입니다"라고 운을 뗀 장서희는 "기사 댓글을 쭉 봤다. 긍정적인 이야기가 2/3였고 약간의 부정적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장서희는 "수많은 역할을 연기했는데 시청자들이 많이 기억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센' 내용의 일일드라마인 것 같다"면서 "'장서희가 또 복수극을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극중 백연희는 자궁경부암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시댁 요구로 대리모 출산을 선택한다.

그러나 백연희 첫사랑의 여동생이 우연치 않게 그 대리모가 되고 자신의 오빠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생각에 백연희에 대한 복수에 나서면서 드라마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장서희는 '막장 드라마'를 우려하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리모라는 자극적 소재는 뒷부분을 위한 하나의 장치이고 극 후반부에는 두 여자의 모성애 이야기가 나온다. 드라마를 보고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장서희는 이어 "'뻐꾸기 둥지'가 가족간 사랑과 화합, 모성애를 그렸다는 점을 높이 봤다"면서 "이번에는 예전보다 성숙하고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서희는 최근까지 '수당영웅' 등 여러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중국 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날 제작발표회장에도 중국 상해동방TV 취재진이 자리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장서희는 "이 드라마가 끝나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활동할 계획"이라면서 "한중 양국을 오가면서 교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