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여덟 봉우리 중 한 곳인 묘봉(妙峰)의 위치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자연공원협회 속리산지회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충북 보은군 등이 잘못 표기하고 있는 묘봉의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 15일 향토사학자 및 주민 등과 함께 현지를 답사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천왕봉ㆍ비로봉ㆍ길상봉ㆍ문수봉ㆍ보현봉ㆍ관음봉ㆍ수정봉과 함께 속리산의 8봉(峯)으로 불리는 묘봉은 보은군 속리산면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 사이의 암석 봉우리다.

지금의 묘봉(해발 879ｍ)은 1999년 보은군이 등산로를 개설해 업무표장 등록한 '충북알프스(청황봉-구병산 43.9㎞)'의 중심에 자리잡아 등산객이 몰리는 속리산의 대표 등산코스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단체 회원들은 "원래 묘봉은 지금의 봉우리보다 서북쪽으로 600여ｍ 떨어진 곳에 뾰족하게 솟아 있으며, 특이한 모양 때문에 예로부터 '애기 업은 바위'로 불렸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상부가 널직한 현재의 묘봉은 예로부터 '너른봉'으로 불리던 전혀 다른 봉우리"라는 주장이다.

이 단체 박남식(66.보은군 속리산면) 지부장은 "보은군이 1990년대 '충북알프스'를 개설하면서 엉뚱한 봉우리에 '묘봉'이라는 표지석을 세우고, 이에 맞춰 이정표를 정비하는 바람에 봉우리 위치가 바뀌었다"며 "현장 답사 뒤 토론회를 열어 잘못된 봉우리 이름을 바로잡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은군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관련기관은 실태파악에 착수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옛 지도인 해동지도 등에도 묘봉이 표시돼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필요할 경우 국가기본도를 제작ㆍ관리하는 국토지리정보원 등의 협조를 얻어 정확한 봉우리의 위치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1961년 제작된 국가기본도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고증작업 등을 통해 오류가 확인되면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이 지명위원회를 열어 지명변경을 요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