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총장 선거의 막이 올랐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바람처럼 선거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총장 선거일(6월 18일) 1주일 전에 실질적으로 총장을 선출하는 기구인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꾸려야 하지만 위원 구성을 놓고 교수회와 직원회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지난 9일 세 번째 만남을 갖고 협상을 벌였지만, 역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조만간 다시 만나 협상할 계획이지만,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학내에 이들의 갈등을 중재할 만한 기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김승택 전 총장이 이번 총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2월 중순 교육부에 사직원을 제출하면서 조정자 역을 해줄 총장이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직원회는 총추위 구성안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총장 임용 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에 불참한다는 배수진을 친 상태다.

직원회의 불참으로 교수 24명, 직원 3명 총 27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던 임용 후보자 선정관위는 교수 24명만 참여하는 '반쪽짜리'가 됐다.

총추위 구성을 둘러싼 교수회와 직원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11월께다.

직원회는 당시 교수들이 학내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총추위 구성안을 마련했다며 1인 시위 등을 벌였다.

교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 수십 개를 학내 곳곳에 내걸어 성토하기도 했다.

직원회는 올 1월 초 일부 교수들이 마련한 총장 공모 예비후보자 초청 정책 토론회를 저지하며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직원회는 같은 달 교수회가 제출한 총추위 구성안을 심의하려던 법제심의위원회 회의장 앞으로 몰려가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갔다.

직원회의 반발이 계속되자 교무회의는 결국 지난 1월 교수회 안을 수용하면서 절충안을 제시했다.

학내 위원 36명과 학외 위원 12명으로 총추위를 구성하자는 교수안을 수용하는 대신 총장 임용 추천 위원 수는 교수회와 직원회가 협의해 조정토록 한 것이다.

교수회와 직원회 갈등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이 조항을 만들기는 했지만 양 측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이 총추위 구성에 이렇게 '목을 매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가 총추위에 많이 들어갈수록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만큼 차기 총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총추위 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을 '밥그릇 챙기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양측이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 명실상부한 지역거점 국립대의 위상을 되찾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루한 공방만 벌이다 총장 공백 장기화 초래의 주범으로 낙인 찍힐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