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53) MBC 스포츠해설위원이 김기태(45) 감독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프로야구 LG 트윈스 사령탑에 올랐다.

LG는 11일 "양상문 해설위원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3년 6개월로, 양 감독은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부터 팀을 이끌고 2017시즌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계약금과 3년 6개월 연봉 총 합은 13억 5천만원이다.

LG는 2012년부터 팀을 이끌던 김기태(45) 감독이 4월 2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사의를 표하자 조계현 수석코치에게 감독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LG는 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하지 않고, 김기태 감독을 이날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까지도 1군 엔트리에 '감독'으로 남겨놓았다.

"최대한 빨리 신임 사령탑을 선임해 팀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의미였다.

LG는 5월 초 후보군을 압축했고 최근 양 감독을 적임자로 확정해 감독직을 제의했다.

양 감독은 이날 LG 고위층과 만나 감독직을 수락했다.

LG는 "코치 경험이 많고, LG 투수코치로도 일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양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1994년 롯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양 감독은 2004년 롯데 사령탑에 올라 2시즌 동안 감독직을 수행했다.

2004년에 롯데는 최하위에 그쳤지만, 2005년에는 양 감독이 주도한 세대교체가 성공하면서 5위까지 치고 올랐다.

LG에서는 2002년과 2003년, 2007년과 2008년 총 4년 동안 투수 코치로 활약했다.

9년 만에 1군 사령탑으로, 5년 6개월 만에 LG로 돌아온 양 감독은 롯데 감독과 LG 투수코치로 이루지 못한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한다.

LG는 조 수석코치 체제로 치른 마지막 경기인 11일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도 1-8로 패해 10승 1무 23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위기에 놓인 팀이 반등하기 위해서 떠나기로 했다"는 김기태 감독의 바람과 달리 팀은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양 감독에게 흔들리는 LG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김기태 감독이 사퇴하자 "같이 팀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코치들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할 선수들도 안정시켜야 한다.

롯데를 떠난 후 2011년부터 3년 넘게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지켜 본 양 감독으로서는 '현장 감각'을 되살리고 LG 선수들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 것도 급선무다.

LG 관계자는 "여러 대안을 생각해봤다"며 "양 감독이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