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전국이 애도 분위기인 가운데 충북도청 간부 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공기업 정문을 들이받아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충북도청 5급 공무원 A씨(56)는 이날 오전 0시 40분쯤 자신의 K7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청주시 흥덕구의 한 공공기관 정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호흡을 통한 음주측정을 하려 했으나 부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채혈을 요구했다.

당시 A씨는 경찰에 음주 사실을 시인했고, 술 냄새도 진동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그러나 경찰의 채혈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후압수영장을 법원에 신청하기로 하고, 병원에서 채취한 A씨의 의료용 혈액을 넘겨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후압수영장을 신청하려 했으나 A씨가 이날 오전 뒤늦게 채혈요구를 수락했다”며 “정확한 혈중 알코올 농도는 일주일 후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결과 음주운전이 확인되면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이번 음주사고는 최근 이시종 지사가 “경건한 마음으로 술자리를 자제하라”고 금주령을 내리면서 충북 공직사회에 근신 분위기가 형성된 터에 발생, 비난이 예상된다.

정부도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18일 각급 기관에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