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한 빌라에서 중학생이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1시 50분쯤 흥덕구 가경동의 한 빌라에서 중학교 3학년 A군(15)이 흉기에 찔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친구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친구와 놀기 위해 집에 찾아갔는데, 방안에 A군이 이불에 둘둘 말린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빌라에서 A군과 함께 살던 A군 아버지의 지인 B씨(36)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B씨가 자살을 시도, 중태에 빠지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씨는 A군이 발견되기 6시간 전인 28일 오후 5시 30분쯤 방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마침 집에 들어온 A군의 아버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A군 아버지는 “아들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담임교사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봤더니 B씨가 번개탄을 피운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A군 아버지는 B씨를 보자마자 119에 구조요청을 한 후 상황실 직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다.

A군 아버지의 발 빠른 대처로 B씨는 10여 분 뒤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가까스로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A군 아버지는 정작 방안 침대에 숨져있던 아들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전인 27일 밤 A군과 함께 있었던 또 다른 친구들의 진술을 토대로 B씨가 A군을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경찰에서 “28일 오전 4시쯤 술에 취해 들어온 B씨가 함께 자고 있던 A군을 불러냈고, 이후 A군이 맞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오전 일찍 B씨가 “나가라”고 재촉, A군 집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19구급대가 1차 출동 때 B씨를 이송하면서 방안에 방치돼 있던 A군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당시 B씨를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119구급대는 A군을 발견하지 못했다.

119구급대 관계자는 “워낙 응급상황이어서 B씨를 병원으로 옮기느라 주변을 수색할 겨를이 없었다”며 “신고 역시 화재가 아닌 자살의심이었던 만큼 인명검색은 생각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숨진 A군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