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공화국' 현주소
안전불감증 '고질병'
시내버스내 비상용 망치 대부분 유실
소화전함 도난 우려에 자물쇠로 채워

다수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과 전통시장 등에 기본적인 안전장비조차 마련돼 있지 않거나 유사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충청일보 나봉덕기자가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가 전해준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무색해지고 있다.

28일 충북 청주지역 시내버스 내부에 설치돼 있는 안전장비를 살펴본 결과, 화재 등 버스 안에서 재난이 일어날 경우 신속하게 창문을 깨고 대피할 수 있는 비상용 망치가 구비돼 있지 않았다. 현행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30조에 따르면 버스 등 30인 이상의 자동차에는 비상용 망치가 4개 이상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시내버스 6대 중에서 5대는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예 비상용 망치가 없거나 있더라도 1∼2개에 그쳤다. 사라진 비상용 망치 대부분은 승객들이 가져갔다고 운전기사들은 설명했다.

운전경력 23년의 한 버스기사는 "(비상용 망치는)주민들, 특히 학생들이 많이 가져간다"며 "운전에 집중해 제지할 틈도 없이 가방 속에 망치를 넣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상용 망치는 쉽게 구입할 수 없고 버스를 만드는 회사에 주문 제작을 의뢰해야 시기와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2가 청소년광장 인근에 설치된 비상소화전은 사용할 수 없다.

비상소화전함이 자물쇠로 잠겨 있기 때문이다. 자물쇠는 도난방지용으로 채워졌다. 이는 소방차량 진입이 어렵고 불이 빨리 번질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취지와 상반된 처사다. 자물쇠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연락처도 적혀 있지 않다.

청주육거리전통시장도 기본적인 소방안전장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소화함이 열쇠로 잠겨 신속한 사용이 불가능하다. 상점에서 내놓은 상품들로 막혀 있는 곳도 있어 있으나마나다.

주민 K씨(40)는 "비상소화전함에 자물쇠를 채워 놓으면 긴급할 때 어떻게 사용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도난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충북교육감후보 언론사 여론조사 오류파문
장병학 후보 '여론조사 오류' 검찰 진정
손영철 후보 선거운동 이용 후보 사과 촉구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에 대한 언론사 여론조사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진정서가 제출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동양일보 지영수기자가 보도했다.

충북교육감 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자들이 공정성을 의심하며 선관위에 진상조사를 요구한데 이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운동에 이용한 후보들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병학 충북교육감 예비후보는 28일 “모 언론사가 최근 발표한 교육감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과 관련 청주지검에 진상을 밝혀달라는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이날 “이 언론사는 ‘외부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모 후보의 지지율은 (실제 지지율보다) 4.9% 높게, 내 지지율은 4.8% 낮게 집계됐다’며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5명의 교육감 후보가 참여한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이런 여론조사를 시행한 배경과 뒤늦게 오류를 밝힌 점이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앞서 25일 “여론조사를 시행한 업체는 사과하고 손해배상까지 해야 한다”며 “선관위가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영철 예비후보도 이날 “어설픈 해명은 더 큰 의혹을 낳는다”며 “언론의 공정성을 잃지 말고 만일 배후가 있다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장 후보와 손 후보, 강상무 예비후보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고, 선관위는 해당 여론조사기관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손 후보는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운동에 이용한 후보에게 사과도 촉구했다.

손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조사 결과가 잘못됐다는 정정보도가 있었으면, 당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문자로 알리는 등 선거운동을 한 후보는 자신이 인용한 기사가 잘못됐다는 문자를 다시 보냈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빗대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 발송 문자에 현혹되지 말고 본인을 지지해 달라’는 문자를 또 보내 유권자를 현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에서 인정한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를 이용한 장본인이 사과 한 마디 없이 오히려 다른 사람의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식으로 물타기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도민들께 사과했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해당 언론사는 지난 25일 발간된 신문 1면을 통해 ‘여론조사 기관의 전산 실무자의 실수로 단일화에 합의한 보수 진영 후보 5명 중 2명의 지지율이 잘못 집계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정보도 시점이 일부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개시일(26일) 하루 전에 나와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당 언론사는 지난 9일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비 전교조 교육감 예비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지난 14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일부 후보자들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항의가 잇따르자 해당 언론사는 11일 만인 지난 25일 ‘지난 14일 보도된 6.4 충북도교육감 선거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일부 오류가 있어 바로잡는다’는 정정보도를 냈다.

청주 중앙로 정비공사 인근 주민 반발
“소수 의견 무시·생업 고려 없이 강행”

충북 청주시가 중앙로 가로환경개선을 위한 정비공사를 추진하면서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충청매일 남궁형진기자가 보도했다.

이 곳 상인과 주민들은 공사 강행시 교통 혼잡과 도로 이용 불가 등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며 시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말까지 상당구 북문로 2가 청주중앙교회~학천탕~중앙아파트~상당로와 청주산업연수원~토론토 모텔~상당로 등 2개 도로에 대해 추억의 풍물야시장 및 시민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시행한다.

시는 두 곳 도로에 깔린 기존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우·오수관을 매설한 뒤 차도부와 보도부를 블록 포장해 보행로를 확보하고, 녹지 공간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결정에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될 경우 도로 인근 상점과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대책 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공사로 인해 도로 사용에 지장이 생길 경우 발생할 불편과 교통 혼잡, 이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 일대 상인 및 주민 30여명은 지난해 11월 이번 공사 시행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시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청원서를 통해 “시가 도로 공사를 추진하며 협조 서명을 받고있지만 주민들의 생업에 대한 고려는 조금도 하지 않고 강행하고 있다”며 “소수 의견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상인 A씨(75)는 “주변 상인 및 주민들이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수 십년동안 사용한 길을 청주시가 일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시는 다수가 찬성한다는 이유로 소수의 의견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찬성한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 연고를 둔 건물주 등 공사 피해와 관계가 없는 이들”이라며 “공사가 진행될 경우 피해는 이곳에서 생업을 이어 가고 있는 서민들이 고스란히 받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씨(52·여) 역시 “물건을 들이거나 판매할 때 상점 앞 도로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공사가 시작되면 그 피해와 불편을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시는 피해에 대한 대책과 실질적인 보상 방법부터 마련한 뒤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중앙로 가로환경개선 사업과 관련 반발하는 일부 주민들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찬성한 상황이고 모든 주민들을 만족시킬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불법주차 문제 해결과 시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며 “현재 정해진 방안대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