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세월호 침몰 참사에 따른 국가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4급(국장) 승진 인사를 하지 않는 초유의 '공백 인사'를 단행했다.

시는 28일 직렬·직급별로 11명의 5∼7급 승진 대상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조덕형 안전행정국장 등 3명의 명예퇴직으로 승진 요인이 발생한 4급 자리는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인사위원장인 최복수 부시장은 "총리까지 사퇴하는 등 애도와 침체 분위기 속에서 국장급까지 대대적으로 승진을 단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며 "업무 공백이 예상되는 실무 분야에 한해 최소한의 승진인사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의 국장 세 자리는 오는 7월 통합 청주시 출범까지 두 달간 공석으로 남는다.

이번에 미뤄진 국장 승진 인사는 통합 청주시장 당선자의 몫이 됐다.

시청 안팎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꼭 세월호 참사 때문이 아니더라도 청주시·청원군 공무원 인사 갈등 사전 치유, 임기 말 공무원 줄 세우기 관행 타파, 인사 때마다 터져나오는 잡음에 대한 엄중 경고 등 측면에서 참신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대로 예정된 승진 인사를 단행, 조직 안정과 업무의 연속성을 기했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일부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길을 터준 조 국장 등 3명의 명예퇴직 취지에도 역행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 부시장은 "당사자들이 명예퇴직을 선택한 것은 세월호 침몰 사건 이전의 일"이라며 "일부 서운할 수도 있지만,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한 취지이니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통합시 출범 업무에 누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