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노조 간병사가 저항 불가능한 환자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환자 B(90) 씨의 사진

청주시노인전문병원에서 근무하는 간병인들이 90대 치매 할머니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청주시노인병원에서 간병인 A(50·여)씨가 입원중인 90세 할머니를 폭행했다고 주장해 사실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된 간병인 A씨는 지난 16일 오전 6시 40분부터 오전 7시 20분까지 약 40여분 동안 환자 B(90·여)씨의 코를 잡아 비틀고, 이마를 폭행했다.

병원 관계자는 "치매·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인 B씨는 A씨가 코를 잡아 비트는 등 폭행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잇따라 저항했지만, A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잇따라 폭행했다"며 "또다른 간병인 C(57·여)씨는 이같은 상황을 보고도 전혀 말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의 이 같은 행동은 병원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께 회진을 돌던 중 B씨의 이마에서 혈종을 발견해 CCTV화면을 확인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A씨는 "새벽에 할머니를 깨우려고 했을 뿐 폭행한 것은 아니다"며 병원 관계자들에게 해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A씨와 C씨에게 자택대기 통보를 내리고 사직서를 제출받았지만, 노조의 반발로 현재까지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주시노인병원 측은 간병인 A씨가 환자를 괴롭히는 것으로 추정되는 CCTV화면을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해당 간병인과 병원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연대본부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간병인의 실수로 일어난 일에 깊은 사과를 올리지만, 업무 중 실수를 과대 포장해 조합원인 간병인을 고의 폭행으로 호도하는 병원의 행위는 노조탄압"이라며 "아침을 드리기 위해 급히 깨우는 과정에서 일어난 고의성 없는 업무 과실로 지난 17일 징계위를 개최할 것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청주노인병원장은 노조탄압과 조합원 괴롭히기를 중단하고 노조원을 대상으로 성실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