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방銀 설립 충북은 '발 뺐다'
"실리 없다" 판단
별도 설립도 먹구름 中企 자금난 해소 난망
대전 본점 설립은 막대한 비용 걸림돌

지역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추진되어 왔던 충청권 지방은행 신설이 사실상 대전·충남지역 은행으로 결론나게 됐다고 충청타임즈 안태희기자가 보도했다.

지난 2012년부터 충북과 대전·충남지역에서 불거져 나왔던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논의가 최근 중단되고 충북도 차원의 참여도 단절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그동안 본점 위치나 설립비용 등 세부적인 사안에서‘충북 들러리론’이 급부상하면서 충북의 실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허경재 충북도 경제정책과장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유보적” 이라고 말했다. 허 과장은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를 지방은행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낮고 대전에 본사가 들어선다면 충북에는 여전히 은행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지난 해 말 대전시와 충청남도 등은 충북도가 빠진 상태에서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가 지역은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협약했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서 충북도가 빠진 것은 초기 자본금 250억원, 전산설비와 점포 개설 등에 4,000억원이 소요되는 등 막대한 투자비용과 효율성도 문제가 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충북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지방은행 설립도 자금부족 등의 이유로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개발금융기관 설립이나 농협은행 등이 참여하는 독자 지방은행을 설립하자는 방안도 나오고 있으나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농협은행 충북본부 관계자도 “농협은행이 지역밀착형 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은행을 별도로 설립하는데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상당기간 충북은 지방은행이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 중소기업들이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 소재 기업들과 달리 더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방은행이 소재한 지역에서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높은 지역은 제주가 63.5%로 가장 높았고, 경남(59.1%), 대구(56.7%), 광주(56.5%), 전북(56.2%), 부산(51.8%) 등 순이었다. 지방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의무비율이 60% 수준으로 45% 수준인 시중은행보다 높아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이에 대해 충북경실련 최윤정 사무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역밀착형 금융기관들의 퇴출로 중소기업 및 서민의 금융소외가 확대돼 그 어느 때보다도 지역금융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라면서 “당장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충북지역 은행 설립을 위한 대책마련마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충북도내 대학들 내홍 심화
학사 구조조정 속속 마무리
지역예술단체도 반발 가세

충북도내 대학들이 입학정원 조정을 위한 학사구조조정을 속속 마무리하면서 대학마다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고 충청일보 장병갑기자가 보도했다.

한국교원대학교가 대학 입학 정원의 10% 감축하는 '학사구조조정'에 나서자 교수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14일 한국교원대 등에 따르면 최근 학과 통·폐합안으로 독어교육과와 불어교육과를 신설학과인 중국어교육과와 함께 '제2외국어학부(가)'로, 기술교육과와 가정교육과는 '기술·가정교육학부'로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대는 입학정원을 제2외국어학부와 기술·가정교육학부에서 각각 19명, 7명을 감원하는 것을 비롯해 각 학과에서 1명씩 줄일 예정이다. 또 환경교육과(정원 19명)는 폐지해 55명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대학 측은 15일 교원문화관 국제회의실에서 이 같은 통·폐합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가질 계획이지만 학생과 교수들은 "학교 측이 의견 수렴 없이 마련한 '학과 통·폐합 시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교원대 확대운영위원회는 14일 학내에서 집회를 열고 "대학본부가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비민주적으로 학과 통폐합 시안을 결정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의견 수렴 과정을 요구했다. 학부생들은 15일까지 학내에서 정원 감축 등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서원대학교는 미술학과(정원 20명)와 뷰티학과(정원 35명)를 뷰티학과(30명)로 통·폐합키로 하면서 해당 학과 학생들은 폐과 철회를 요구하며 수업 거부에 나섰다.

서원대 미술학과 폐과에 대해 충북지역 예술단체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민예총은 14일 성명을 내고 "미술학과 폐지는 효율성만 강조한 기업식 대학운영의 표본"이라며 "정부가 문화융성을 3대 국정기조로 내세우는 등 문화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는 시기에 예술관련 학과를 폐과·통폐합하는 것은 국정운영 목표에도 배치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청주대학교도 이번 주 중으로 정원감축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청주대 교수회는 학교의 일방적이고 비교육적인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충북대학교는 충남대가 15개 학과를 통합대상으로 분류하는 등 10%의 정원 감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슷한 수준의 학사조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건국대 충주글로컬캠퍼스는 4% 정원 감축안을 마련했다.

충북도내 대학들이 이번 주 중 대부분 정원감축방안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학들의 내홍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