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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범덕 청주시장(왼쪽)과 이종윤 새정치민주연합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4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통합 청주시장 후보들의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었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당원 명부 사전 유출 공방으로 사퇴 요구까지 나오며 얼굴을 붉힌 반면 새정치연합의 통합 청주시장 공천 경쟁자인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 시장과 이 군수는 이날 저녁 청주 서문동 삼겹살 거리에서 만났다.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위해 악수하는 포즈를 취한 이들은 한 삼겹살 식당에 들어가 마주 앉았다.

이들은 가벼운 농담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 군수가 "단일화하는데 시간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런 복잡한 절차 밟을 필요 있느냐. 이 자리에서 술 시합으로 끝내자"고 농담섞인 제안을 했다.

지고는 못가도 마시고는 간다고 할 만큼 주량이 센 '두주불사' 이 군수의 제안에 한 시장이 손사래를 쳤다. "나도 주량이 적지 않지만 술로는 이 군수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며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두 사람은 한바탕 웃었다.

두 사람은 이날 새누리당 청주시장 후보들이 당원 명부 유출 의혹으로 공방을 벌인 걸 의식한 듯 끈끈한 우애를 과시하며 '아름다운 경선'을 강조했다.

이 군수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아름다운 경선을 이룰 것"이라며 "당이 정해주는 룰에 따라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을 통해 모두가 승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청원 동수의 선거인단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던 종전의 입장도 양보할 뜻을 내비쳤다.

이 군수는 "통합한 청주와 청원 주민들의 뜻을 모두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요구한 것이지만 이제 당이 경선을 관리하게 된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당이 정해주는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도 "청주·청원 통합을 일궈낸 주역이 통합 청주시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며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건 통합을 이룬 뒤 숟가락을 얹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주역들이 통합 청주시를 이끌 수 있도록 멎진 경선을 통해 승자가 패자를 끌어안고, 패자는 승자가 당선되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러브샷을 하고, 서로에게 삼겹살 쌈을 싸서 먹여주는가 하면 취재진에게도 술을 권하며 시종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20분가량 기자들의 취재에 응한 두 사람은 자리를 옮겨 1시간가량 비공개적으로 식사를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경선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선을 이달 말 치르기로 뜻을 모았으며, 경선 이후에도 적극 협력할 것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