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 한 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지구를 혼자 보기는 아깝다”며 “정말 직접 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들 만큼 너무나 아름답다”고 탄성을 쏟아냈다. 우주선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던 날, 우주인의 탄생을 축하하는 우리나라 곳곳에 화려한 폭죽과 기립박수도 우주를 따라 함께 오르던 국민들이 과학의 달을 맞고 있다.

‘미래를 움직일 힘’인 과학이 한낮 구호나 일회성 행사중심으로 아직도 '대충대충 빨리빨리'의 모순을 답습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아한 전제가 앞선다. 실험되고 있는 것처럼 과학은 혁명적으로 정교하게 발달하여 우리에게 엄청난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을 뿐 아니라 삶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자연 그 자체와 자연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위상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주었다. 과학 교육의 변화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교육의 실제 변화다.

지난달 20일 청와대서 열린 규제개혁점검회의인 '430분' 끝장 토론을 보면서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과학교육에서도 혁신을 가로막는 현실 문제를 제거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우리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교육의 내용변화를 기대하기 때문 아닌가? 1960년대부터 과학 입국을 추구하면서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경제와 사회 발전을 꾀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과학을 그냥 지나가는 학습(過學)으로 가볍게 생각한 나머지 몇몇 사람에 의한 학문 쯤으로 가볍게 여겨온 건 아닌지 자성이 앞선다. 최근 과학고에 대한 지원율이 저조하고 이공계 대학의 선호도 역시 하향곡선을 그리는 쉬운 예와 설자리를 잃은 숱한 과학관련 인재가 취업을 위해 다른 나라로 발길을 옮기거나 진로선택을 후회하고 있다는 점은 국가 차원의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기에 정책의 변화까지를 주문하게 된다.

◇과학의 생명선

생명체들의 유전 정보가 DNA을 통해 가장 객관적인 설명을 할 수 있게 될 지식기반 사회야 말로 다양화 전문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교실수업에 의지한 과학 교육만으로 목표를 도달할 수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안과 밖에서의 프로젝트형 과학탐구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합 형태의 과학탐구를 수행하는 환경조성이다. 모름지기 교육현장에서는 과학실험실의 리모델링, 과학관의 기자재 확충, 과학 교육연수 등으로 과학에 대한 절대적 기반을 확산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은 선진국 수준이나 기초과학은 뒤지고 있는 게 사실 아닌가. 아직까지 노벨상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것 역시 우리나라 과학 수준을 시사해주는 단편적 결론이다. 새 정부에서 과학, 기술분야 인구의 저변을 확대와 우수 인재의 이공계 기피현상 완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R&D 투자 증가 등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체감은 어렵다. 단편적인 예로 어마어마한 예산을 부은 한국우주인의 후속 연구와 관리는 어느 수준이며, 나로호 발사 역시 순수 우리 기술로 언제 가능한 건지 궁금하다. “선생님 우주 체험활동 언제 떠나요?”교실은 온통 우주가 된 것처럼 아이들 화두의 으뜸 순위로 자리잡게 할 수 없는 걸까? 과학의 생명선이야말로 모든 과학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한 끝장 토론이 절실한 1순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