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3교대 전환 근무제 도입으로 촉발된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파업이 노사간 팽팽한 입장차로 장기화된 가운데 노조가 3일 한시적 업무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환자 보호자들이 재파업 가능성을 열어놓은 노조의 한시적 복귀에 반발, 외부 간병인을 불러들이면서 사태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연맹 의료연대본부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분회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해 "한시적으로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이 노조가 절충안으로 제시한 '24시간-24시간-9시간' 형태의 변형된 3교대제를 일단 시행하고, 추후 컨설팅을 통해 근무 형태를 합의하라고 중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한시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라며 "병원 측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틀 뒤 다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복귀했다.

그러나 입원 환자 보호자 20여명은 "환자를 볼모로 삼아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며 복귀하는 노조원들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노조원과 보호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97세의 아버지를 3년째 모시고 있다는 A(70)씨는 "아버지를 돌보는 일도 견디기 힘든데, 간병인들이 손을 놓으니 마음이 떨려 살 수가 없다"며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파업에 나선 노조원들을 비난했다.

B(64·여)씨도 "이 병원의 주인은 원장도, 간병인도 아닌 환자와 보호자"라며 "정작 우리 의견은 듣지도 않고 파업했다, 복귀하고 또다시 나가겠다니 누가 용납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보호자 52명이 노조 파업 대응책으로 간병인 11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병원 측과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우려했던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외부 간병인을 고용한 환자들은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한 병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며 "외부 간병인은 노사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근무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원 측이 노조의 수정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파업이 예상된다.

병원 측은 "노조는 노인 환자들을 담보로 기존 노사합의를 번복하며 무리한 근로형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즉시 철회하고, 적법한 대체인력 투입을 막는 걸 중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