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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출구전략오병익 경산초등학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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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01  15: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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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아이들 발걸음으로 방학에 물들어 있다. 동심은 참으로 단순하고 꾸민게 아니라서 좋다. ‘교장 선생님! 이번 방학땐 천안함 참사현장인 백령도를 가고 싶어요. 저는 독도를 다녀올 거예요’ 어눌함을 애써 혼자 삭히려 하지 않고 곧장 나오는 대로 뱉는다. 아이들처럼 귀하고 예쁜 게 세상 어디 또 있을까?

학부모가 이리뛰고 저리뛴 만큼 반드시 성장은 비례하지 않는다. 부모 계획대로만 자녀가 묶여지고 기계처럼 돌아가는 생활로는 창의나 자기주도적 밑그림을 그리기 힘들다. 스스로를 주체하며 가꿔야 할 적당한 여백이야 말로 방학이 최적 아닌가? 외형상 풍요로운 세상인데 정신건강은 바닥이다.

내가 어렷을 적 전쟁놀이로 방학시간을 보냈던 기억은 국가안보와 맞물린 시대적 흐름같다. 적군과 아군으로 나눠 일단 규칙을 정해놓고 전투가 시작됐다. 흰눈 소복한 둑과 너른 모래벌판 그리고 냇물이 얼음되어 멈춘 전장에서 가장 힘든 건 ‘따따땅,펑-’총소리와 수류탄 소리 모두 육성으로 내야했다. 한번은 너무 일찍 전사하여 놀이 종료 때까지 한시간 가깝게 죽은 척하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결코 잊지 않겠다던 천안함 수병들의 희생이 생각난다. 백령도로 떠나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애국이란 낱말쯤 새겨보고, 독도 탐방으로 일본인 속셈까지 캐내는 아름다운 도전 역시 소중한 방학사례다.

그러나 벌써 ‘방학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학부모 이야기가 들린다. 이유인즉, 부모 입장에서 돌보기가 버거워서다. 겨울 하늘 별을 언제 쯤 보았는가? 아니 그 별을 볼 생각은 해 보았는가. 교실보다 더 너른 공간을 무대로 하여 세상 돌아가는 모습도 눈에 넣고, 끼를 건너뛰며 재미에 푹 빠져 새카맣게 그을려 보는 체험 맛을 이 방학에 돌려주자. 도시의 새벽시장도 데려가 힘든 삶의 현장도 접하여 음지와 양지의 깨달음을 터득하도록 말이다. 방학이야말로 학생시절 조미료를 쓰지않고 요리한 맛깔나는 음식같은 꿈이요 생명이요 미래 아니던가?

가르침을 접목하는 방학으로 풀어가야 정상

우선 아이들이 건강해야 주체적으로 자기 문화를 창조하고 에너지가 솟는다. 따라서 방학문화 역시 遂行(Performance)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한 달 남짓 방학 기간에 뭘 얼마나 이루려고 어른들에게도 벅찰 빡빡한 시간표를 붙여 멀미를 해야 한다면 과정도 결과도 수행부재의 시달림만 계속될 게 뻔하다. 그러므로 ‘배움을 응용하는 방학’, ‘가르침을 접목하는 방학’으로 풀어가야 정상이다. 컴퓨터까지도 쉴 틈 주지않고 계속 작동하는 경우 스스로 식히기 위해 출구를 찾지 않던가?

‘행복해서 노래하는 게 아니고, 노래하니까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이번 방학은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 모두 인성을 바탕으로한 인간관계 깨달음으로 주문하고 싶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폭력사태가 벌써 위험수위를 넘었다. 상상을 초월한 흉포화에 놀라고 만다. 왜 이리 되었을까? 한결같은 답이 나온다. 청소년의 소통과 건전한 문화는 뒷전으로 출구전략 없는 일상이 미안함으로 번진다. 방학계획 대부분이 부모의 원격 조종에 의한 로봇형도 많아 한마디로 아이들 생각을 찾기 어렵다. 책상은 지키지만 공부와는 달리 엉뚱한 잡념이 늘어간다. 어느 부모건 자녀를 위해 지독한 스폰서다. 그러나 아무리 초고속 시대라 해도 어린 시절에 채워야 할 바른 걸음을 놓치면 점점 어려워진다. 방학은 수혜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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