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이종윤 청원군수가 같은 당 한범덕 청주시장에게 통합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그러나 한 시장은 인위적인 단일화는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거리를 뒀다.

이 군수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하면서 야권 후보들의 경쟁력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필패는 불 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권 통합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를 도모할 추진위원회를 구성,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자"고 한 시장에게 제안했다.

이 군수는 "추진위는 청주·청원 자율 통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 청원·청주통합시민협의회의 대표성 있는 분들과 각계 원로,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하자"며 "추진위가 단일화 방식을 결정하면 전적으로 따르고, 단일화 결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 후보가 확정된 순간부터 시장 예비 후보로 나섰던 당사자와 선거 캠프에서 종사하는 실무요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돕고, 모든 세력을 통합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오는 27일 통합 청주시장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시장은 "이 군수의 뜻은 이해하지만, 단일화 조건을 얘기하는 것이라면 지금 수용할 수 없다"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으로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줄곧 주장해 왔는데 단일화에 나서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여든 야든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정당 공천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만큼, 다시 정당정치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에 있는 발언이다.

한 시장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하고, 새누리당도 공천하면 안 된다"며 "불공정한 룰을 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원론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청원·청주통합 시·군민협의회 출신 인사를 후보 단일화 추진위에 넣자는 이 군수의 제안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분은 새누리당도 공격 소재로 삼았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청원·청주통합 시·군민협의회를 야당 기구로 전락시키자는 것"이라며 "이 기구가 야권 단일화에 나선다면 오로지 청주·청원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참여한 인사들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 군수가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며 이슈의 중심에 서기 위해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고 이 문제를 거론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